<명작의 공간>이문구 작가는… 전통적 한자어 + 생동감 있는 토속어 ‘독보적 문체’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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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사진) 작가는 1941년 4월 12일 충남 보령군 대천면 대천리 387번지(현재 충남 보령시 대천2동) 갈머리에서 5남 1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이 갈머리가 바로 ‘관촌수필’의 배경이 된 관촌(冠村)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남로당 보령군 위원장이던 아버지는 예비검속돼 죽고, 곧이어 둘째 형과 셋째 형도 죽는다. 이 충격으로 할아버지와 어머니도 곧 세상을 떠난다. 집안이 풍비박산나자 중학교를 마친 후 바로 상경해 막벌이꾼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1963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대학 시절 평생의 스승인 소설가 김동리를 만난다. 1965년과 1966년에 각각 ‘다갈라 불망비’와 ‘백결’을 ‘현대문학’에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전통적인 한자어와 생동감 있는 토속어로 한국어 문장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이것은 어린 시절 유학자였던 조부로부터 받은 교육과 기층민중 속에서 살아온 삶의 이력이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문학세계는 농본주의적인 민중의식과 유교적인 선비의식에 바탕을 두고 농촌 공동체의 윤리와 삶의 실상을 실감나게 드러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출세작인 ‘관촌수필’(1977)을 비롯해 ‘우리 동네’(1981), ‘매월당 김시습’(1992),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 왔다’(2000) 등의 명작을 남겼다. 2003년 지병인 위암으로 별세했을 때, 문단 역사상 최초로 문예 4단체(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펜클럽, 소설가협회) 합동 문인장이 치러졌을 정도로 문단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