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前까지 ‘의료비 제로화’ 추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6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김상희(가운데)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저출산대책 패러다임 대전환

저출산·고령委 로드맵 발표
다자녀 기준 3자녀 → 2자녀
고용 연장 등 신중년 대책도

정부가 저출산 정책의 방향을 출산장려 위주에서 벗어나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의 의료비를 사실상 제로화하고, 각종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다자녀 기준도 3자녀에서 2자녀로 바꾼다. 자녀 수에 따라 연금가입 기간을 추가 산입하는 국민연금 출산 크레디트도 첫째 아이부터 주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고령사회 대책을 위해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고용연장 조치를 시행하도록 하고 재취업 등 신중년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동, 2040, 은퇴세대 등의 더 나은 삶 보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문어발식으로 나열된 194개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35개의 핵심과제 위주로 재편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일 오전 심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2015년 발표된 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상황 변화에 맞춰 선택과 집중원칙에 따라 재구조화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합계출산율 1.5’의 목표를 ‘모든 세대의 삶의 질 향상’으로 수정하고, 194개 과제 45조 원의 예산을 35개 과제에 26조 원으로 집중화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025년까지 아동 의료비 제로화 대상을 취학 전 모든 아동으로 확대한다. 재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활용방안을 검토해 진행하기로 했다. 육아·학업·훈련 등 생애주기별 여건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도 장기적으로 도입한다. 국공립 보육시설 이용률 40% 목표 달성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1년으로 설정했다. 비혼 출산 등을 보호하기 위해 출생 누락 아동이 없도록 의료기관 등에서 출생 사실을 통보해 주는 ‘출생통보제’와 실명 출생신고가 어려운 경우 익명신고를 허용하는 ‘보호출산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