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 노후화율 10년새 3배로… ‘위험한 국가시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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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개중 300개 훨씬 넘어
지반침하 등 대형사고 우려

전체 건물·교량 등 9만2493개
연말엔 30년이상 첫 5% 돌파

상하수도, 건물, 교량, 터널 등 국가 주요 시설물의 노후화율이 매년 상승해 올해 말에는 처음으로 5%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 고양시 백석역 부근에 매설돼 있던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배관 파열 사고로 인해 안전을 의심받는 ‘지하시설물’의 대표 격인 상하수도의 경우 노후화율이 최근 10년 사이 10%포인트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가 시설물은 총 9만1391개였고, 이 중 1988년 10월 이전에 지어진 시설물은 4440개였다. 준공한 지 30년이 넘은 건물을 노후 건물로 설정했을 경우 노후화율은 4.86%가 된다. 7일 현재 국가 시설물은 9만2493개이고, 1988년까지 준공된 시설물은 4631개다. 국가 시설물 수가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면 노후화율은 5.01%가 돼 처음으로 5%를 넘기게 된다. 노후화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인 2008년 국가 주요 시설물 노후화율은 2.98%였고, 2013년에는 4.16%로 상승했다.

국가 주요 인프라 구축이 1980년대부터 급격히 전개되기 시작했던 만큼 노후화율은 향후 급격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2000년대 초반에도 인프라 구축이 집중적으로 이뤄져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국가 주요 시설물 노후화 현황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20년 뒤에는 노후화율이 40%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노후화로 파열이나 누수가 발생할 경우 지반 침하 등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상하수도 시설의 노후화는 평균치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 2008년 말 기준 1418개 상하수도 시설 중 78개 시설이 노후화돼 노후화율이 5.50% 수준이었는데 지난 9월 말 기준으로는 이 수치가 16.53%까지 치솟았다. 7일 현재 상하수도 시설 수(1916개)가 연말까지 유지될 경우 노후화율은 17.07%가 된다. 1984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국가 시설물 사고 74건 중 유지·관리 문제가 원인이 돼 발생한 사고는 13건이다. 사고 원인 중 시공 문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지역난방공사 및 서울에너지공사 등 공기업에서 관리하는 지하시설물을 포함해 전반적인 노후 시설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영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노후 시설물 실태 조사를 통해 유지·보수, 관리 등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 투입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