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만나는 223년전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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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태평서곡’ 공연

223년 전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마련한 성대한 회갑연이 재현된다. 국립국악원은 올해 송년 공연으로 궁중 연례악 ‘태평서곡’을 오는 21~26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1795년 수원 화성에서 열린 혜경궁 홍씨 회갑연은 단순한 잔치나 연희 수준을 넘어 궁중 예술을 망라하는 당대 문화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당시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를 바탕으로 수제천과 여민락 등 대표적인 궁중 음악, 무고(舞鼓)와 선유락(船遊樂·사진) 등 화려한 궁중 무용을 함께 선보인다. 뱃놀이를 기원으로 한 선유락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규모의 궁중 무용으로 대취타와 함께 무용수들이 대거 등장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궁중 복식과 대궐 잔치에서 쓰는 도구인 의물(儀物)도 구경거리다. 임재원 국립국악원 원장은 “품격 있는 궁중 예술의 깊은 멋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연말 가족의 따뜻한 사랑도 느끼시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