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돈다발… ‘새해 행운의 부적’ 조각이 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족의 행복한 일상을 청동 조각으로 표현한 김경민 작가의 ‘사랑의 기념비’(21×21×43㎝).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나무를 ‘돈다발’ 모양으로 조각한 후 아크릴로 채색한 김성복 성신여대 교수의 ‘도깨비 뱅크-엄마’(20×9×4㎝). 아트스페이스 H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양파 썰듯 철제 판형으로 재구성한 박찬걸 충남대 교수의 ‘슬라이스드 이미지스 다비드’(30×20×80㎝). 아트스페이스 H 제공

‘붉은 탈리스만’展 29일 개막

중견·신진 작가 50人 참여
새해 맞아 합동기획전 구상

돌·금속 재료 20㎝안팎 크기
50만∼100만원 구매도 가능

“모든 사람에 건강·행복 기원
작품 하나하나 따뜻함 담아”

“새해에는 ‘금 나와라 뚝딱’”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앞두고 국내의 내로라하는 조각가 50인이 뭉쳤다. 서울 성북구 성북로 ‘아트스페이스 H’(대표 권도균) 갤러리는 조각가 50인의 합동기획전 ‘붉은 탈리스만(Red Talisman)’전을 연다.

29일 개막해 2019년 1월 13일까지 계속될 전시에는 김경민, 김성복(성신여대), 김원근, 박찬걸(충남대), 박형오, 이호철, 장성재, 정진아(성신여대), 최중갑, 장현숙(한국전통문화대), 양홍섭, 유병영(단국대), 임정욱, 이선형 등의 중견 작가와 함께 김리현, 김주영, 오누리 등 신진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전시장에서는 ‘행운의 부적’을 의미하는 탈리스만처럼 50인 작가의 믿음, 소망, 사랑이 담긴 조각작품 50여 점이 미술애호가들을 맞는다. 탈리스만은 영어로 부적(符籍), 호부(護符), 마스코트, 행운을 주는 물건을 의미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조각가들이 작품에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새겨 넣고, 붉은 인주를 발라서 종이에 판화처럼 찍어낸 이미지와 조각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돌, 금속, 나무, 오브제 등을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은 모두 20㎝ 내외의 크기이고 50만∼100만 원대로 가격이 책정돼 컬렉터로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유명 작가 작품을 소장할 좋은 기회다.

‘금 나와라 뚝딱’ 등의 대형 도깨비 조각과 도깨비방망이를 모티브로 한 대형 숟가락 ‘꿈수저’, 금강역사상과 만화 주인공 아톰을 결합한 대형 조각 작품 등을 선보이며 ‘도깨비’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김성복 성신여대 교수는 가상의 은행인 ‘도깨비뱅크’에서 만든 ‘도깨비뱅크-엄마’ 작품을 출품했다. 나무로 돈다발을 조각한 후 아크릴로 ‘신사임당 얼굴’ 대신 4년 전 돌아가셨지만 마음속에 ‘수호천사’처럼 모시고 사는 어머니의 얼굴을 ‘사랑과 그리움’을 가득 담아 그려넣었다.

또 새해부터 경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김원근 작가는 특유의 ‘짧은 머리·진한 눈썹·배 나온 남성’ 캐릭터를 코믹한 조각작품으로 표현해 관람객들의 ‘행운’을 빌고 있다. 김 작가는 평소 주변에 “그냥 코미디 프로 한 편 보는 것처럼 행복한 웃음을 선물해 드리고자 작품을 만든다”고 말해 ‘조각계의 코미디언’이라는 별명까지 지녔다.

박찬걸 충남대 교수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양파 썰 듯 철제 판형으로 재구성한 ‘슬라이스드 이미지스 다비드(Sliced Images DAVID)’ 조각상에 새해에는 기존의 관점을 벗어나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자는 기원을 담았다.

또 부부 조각가인 권치규(성신여대), 김경민 작가는 각각 현상세계 너머 존재하는 궁극의 힘인 욕망을 표현하는 작품과, 주변의 소소한 풍경과 인물을 작가적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해 경쾌하게 표현해낸 작품을 나란히 선보인다. 특히 김경민 작가는 작가이자 동시에 세 아이의 어머니로 그리고 한 남편의 아내로 생활의 주 무대가 돼 온 가정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에 작가만의 풍부한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많은 대중적 인기도 얻고 있다.

이번 전시 아이디어를 낸 김성복 교수는 “붉은 탈리스만전은 예술이 주는 여러 가지 기능 중에서, 특별히 예술가의 염원에 초점을 맞춘 전시”라며 “작품을 감상하시는 모든 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조각가들이 작품 하나하나에 간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