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攻守고수’ 정지석… 사상 첫 ‘공격-리시브’ 동시석권 도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지석이 공수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대한항공을 올 시즌 1위로 이끌고 있다. 정지석은 도드람 2018∼2019 V리그에서 공격종합, 리시브 2관왕을 노린다. 뉴시스

대한항공 레프트 맹활약
공격종합-리시브 모두 2위
1위와 격차 1%포인트 이내
성공땐 남녀 통틀어 최초

‘고졸 1호’로 V리그 데뷔
기량 급성장 주전 자리매김
23세로 내년에 FA 자격
각 구단서 벌써부터 ‘눈독’

대한항공의 레프트 정지석(23)이 프로배구 V리그 사상 첫 공격종합과 리시브 부문 2관왕을 노린다.

올 시즌 공격과 수비 주요 부문 상위권에 정지석의 이름이 올라 있다. 정지석은 도드람 2018∼2019 V리그 공격종합(58.47%)과 리시브(53.33%)에서 2위이며 수비 3위(세트당 평균 5.05개), 서브 5위(세트당 평균 0.37개·국내 1위), 득점 6위(253점·국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공격과 수비의 효율성을 뜻하는 공격종합과 리시브 부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격종합은 공격 성공률, 리시브는 리시브 효율로 순위를 책정한다. 공격 성공률이란 공격 성공을 공격 시도로 나눈 값이고, 리시브 효율이란 리시브 성공에서 리시브 실패를 뺀 뒤 이를 다시 전체 리시브 시도로 나눈 값이다.

정지석은 공격종합과 리시브 모두 1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0일까지 공격종합 1위는 요스바니(OK저축은행)로 59.35%이고 리시브 1위는 정민수(KB손해보험)로 54.39%이다. 정지석은 요스바니와 정민수를 1%포인트 내외로 쫓고 있다. 정민수는 리시브 등 수비가 전문인 리베로이기에 정지석의 수비 존재감은 더욱 도드라진다. 정지석이 요스바니와 정민수를 모두 따라잡으면 사상 첫 공격종합과 리시브 2관왕으로 등록된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래 14시즌 동안 남자부와 여자부를 통틀어 공격종합과 리시브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한 선수는 없었다.

정지석은 대한항공의 주포로 자리매김했으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2013년 V리그 남자부 고졸 1호로 데뷔한 정지석은 당시엔 프로 무대에 안착하기에 너무 어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3∼2014시즌 교체 멤버로 기용될 만큼 빠르게 적응했고 2015∼2016시즌부터 주전을 꿰찼다. 올 시즌에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총 253득점을 올린 정지석은 대한항공 내 득점 2위. 대한항공이 얻은 전체 1372득점 중 정지석이 18%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정지석은 302득점을 올린 용병 가스파리니와 함께 대한항공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였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엔 11승 4패(승점 33)로 1위이며, 현대캐피탈(12승 3패·승점 32)에 승점 1 앞서 있다.

정지석은 오히려 공격 성공률에선 가스파리니(48.60%)보다 약 10%포인트 높다. 정확도와 효율성에선 정지석이 앞섰다는 뜻이다. 정지석이 올 시즌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2위, 2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건 당연한 일.

정지석은 올 시즌을 마친 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공수를 겸비한 데다가 23세고, 여전히 발전하고 있기에 모든 구단이 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단장님 보고 계시나요. 지석이가 내년에 FA랍니다. 준비 잘해주세요”라며 노골적으로 ‘구애’했다.

정지석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배구를 다시 깨닫게 됐다”며 “그리고 자신감을 얻어 공수에서 망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지석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서 심리적인 여유가 생겼다”면서 “언제나 (공격과 수비 모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