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고용동향>“고용 근본개선 안돼… 민간분야 일자리 창출돼야”

전문가들 진단

“숫자보다 펀더멘털 바꿔야
소득성장 효과로 선전 우려”

올 11월 취업자 증가 폭이 반짝 상승세를 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추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부 주도의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일각에서 이번 통계를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12일 “이번 취업자 16만5000명 숫자만으로는 ‘비가 잠깐 그친 것’인지, 아니면 ‘날씨가 완전히 갠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며 “바람직한 고용 증대 모습은 제조업 등 민간 분야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정부 주도의 고용은 이를 뒷받침하는 보조역할에 그쳐야 하는데 현재는 뒤바뀐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무엇보다 “이번 통계를 소득주도 성장 효과가 나타났다고 선전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경계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이번 통계만으로 고용이 정상화의 길로 진입했다는 성급한 판단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너무 단기적인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근본적인 시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보다 단기일자리 등 소용없는 결과만 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예산이 아니라 ‘시장 플랫폼’으로 인한 일자리 열매가 맺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고용 지표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단기 및 노인 일자리도 질 좋은 일자리나 30·40대 일자리와 같은 선상에서 취급되면 이런 ‘숫자 집착 현상’만 더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긴 호흡으로 장기적인 시각에서 시장에서 스스로 일자리가 발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지, 정부 주도로 단기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은 결국 국민을 속이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는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결국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해야 하는데 그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있다”며 “임시적인 일자리를 늘린다고 해서 결론이 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대·중소기업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보다 종합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대환·유현진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