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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사회]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12일(水)
퇴직 경찰들 “영화관 검표관·마트 주차원 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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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안내서에 “장난하나”

계급정년 지나면 퇴직해야
노후 불안에 갈등 이어져


경찰은 인사철마다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올해 인사에서도 송무빈(55·경무관)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이 치안감으로 승진하지 못하자 공개 항명을 했다.

매번 반복되는 인사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불안한 노후’가 꼽힌다. 경찰은 계급 정년이 있는데 경정 14년, 총경 11년, 경무관 6년, 치안감 4년 이내에 승진하지 못하면 조직을 떠나야 한다. 퇴직 후 변호사 개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검찰과 달리 경찰은 제복을 벗으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게 현실. 최대한 오래 경찰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승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해결하고자 경찰청은 매년 퇴직 경찰관들을 위한 안내책자를 제작해 배포한다. 최근에도 157페이지 분량의 ‘퇴직(예정) 경찰관 가이드북’ 1만 부를 제작해 일선 경찰서와 경우회 등에 배부했다. 안내책자엔 퇴직수당, 연금, 경찰시설 이용 등 퇴직 이후 혜택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특히 퇴직 경찰이 경력을 살려 재취업할 방안을 소개하고 실제로 제2의 인생을 보내고 있는 퇴직 경찰들의 수기도 실린다.

이 소개 책자를 놓고 경찰들의 불만이 높다. 경찰청이 소개한 재취업 일자리가 하나같이 경찰 경력을 살리지 않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직업이거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올해 안내책자에 실린 ‘경찰경력 일자리 연계 사례’를 살펴보면 영화관 검표관 또는 매점 관리, 대형할인매장 주차장 보안관, 토익시험 총감독, 자동차 운전학원 기능 강사 등이 나열돼 있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근무하며 퇴직을 앞둔 A 경찰관은 11일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수십 년 경찰로 근무한 사람에겐 기분이 상할 만한 내용”이라며 “특히 경찰에 자부심을 느끼는 직원 사이에서는 ‘장난하나?’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중·고 학교보안관 같은 인기 직종으로 몰려드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학교보안관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여성청소년과엔 “자리를 알아봐 달라”는 청탁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밀려든다고 한다. 경기 북부지역에서 근무하는 B 경찰관은 “퇴직자들의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은 꽤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라며 “경찰의 사기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재취업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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