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공기업 개혁 핵심은 ‘경쟁과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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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지난 3주간 10건의 사고를 냈고,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직후인 11일에는 사장이 사퇴했다. 사장은 과거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철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력을 가진 정치인이었다. 철도는 국민의 안전과도 밀접한 교통수단이며, 다른 교통수단 간에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그래서 공사 사장은 철도 분야의 전문지식은 필수적이며, 또한 기업이기에 수익 창출을 위한 기업가 정신도 동시에 가져야 한다. 경쟁이 작동하고,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면 퇴출되는 환경에선 절대 운동권 정치인이 사장이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문재인 정부도 과거 모든 정부가 공통적으로 가졌던, 제 사람 챙기기 낙하산 인사 문제를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 공기업도 기업인데 자리가 나는 대로 전리품을 무작위로 나눠주는 형태이다 보니, 기업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사퇴한 정치인 사장은 기업 경영을 고심하기보다는 노조가 원하는 대로 경영하다 보니 ‘노조 천국’이 됐다는 평이다. 그러니 공사 내부에서도 국민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퍼지게 되고, 기업의 생존 목적인 이윤 창출을 위한 노력은 전무할 수밖에 없다. 모든 정권에서 공기업 자리는 정권을 창출한 기여자에게 나눠주는 전리품이었다. 공기업 사장에 임명된 사람은 그 기업을 다음의 더 큰 자리를 위한 로비 창구로 활용할 뿐이었다.

공기업도 기업이므로, 이제 정권과의 거래를 끊어야 할 때다. 철도처럼 교통수단 간에 경쟁이 치열한 기업은 공기업으로 남아 있을 경제적 논리가 없다. 국가 기관망이지만, 얼마든지 민간에 맡김으로써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과거 민간 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개발시대에는 정부가 주도해 기업을 키워야 했기에 공기업이란 형태가 필요했다.

또한, 민간이 가지고 있는 자본 수준으로는 철도 등과 같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정부에서 자연스러운 독점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었으며, 그런 논리가 현재까지 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세상이다. 민간 기업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렇게 변화한 세상에서 아직도 우리의 공기업은 과거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에서 공기업 형태로 독점을 향유하고 있다. 독점 형태의 공기업은 결국 정치인들의 독점적 이익 추구로 귀결된다. 그래서 권력을 잡은 정권과 정치인은 절대 공기업을 민간에게 넘기기를 싫어한다. 민간에 넘기는 순간 정치인들만이 나눠 먹는 독점 먹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생명이므로 그 본질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공기업은 이윤 추구가 본질이 아니며, 정치 지형을 잘 이용해서 본인과 정치인이 동시에 이익을 보는 독점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장이다. 기업 논리로 이윤 추구만 하는 공기업 사장은 절대 수명이 길 수 없다. 공기업은 정치적 파이를 적당히 나눠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업이 사고 나고, 경제 성과가 나쁜 것은 어쩌면 정치 지형에서 잘 처신하고 있는 사장으로 평가될 수 있다. 경제적 손실은 공공성 강화하는 명분으로 국민 세금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공기업도 과거 논리에서 과감히 탈피할 때다. 공기업으로 남아 있는 한 절대 개혁될 수 없다. 모든 개혁은 경쟁이 작동하는 곳에서 가능하며, 경쟁이 작동하는 곳에는 절대 전문성 없는 정치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인사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