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자 증가폭 금융위기 이후 ‘최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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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1~11월 취업자 집계

전년比 10만여명 증가에 그쳐
9년 만에 최저 성적표 받을 듯
3兆 ‘일자리자금’도 무용지물
최저임금 오르면 더 나빠질듯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1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전년 동기 대비 10만3000명에 그쳤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 명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32만 명)의 3분의 1 수준, 올해 7월 ‘하반기 이후 경제 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낮춘 취업자 증가 폭 전망치(18만 명)의 절반 수준에 그치게 된다. 시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올해 일자리는 폭삭 망한 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신용카드 사태’ 등으로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1만 명 감소)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8만7000명 감소) 두 번뿐이다.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면 내수가 매우 좋지 않았던 2005년(14만9000명)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가장 적었다. 그러나 올해가 2005년을 제치고 연간 일자리가 가장 적게 늘어난 해 3위를 차지할 게 확실시된다. 왜냐하면,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2005년과 같은 14만9000명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12월 취업자 증가 폭이 65만5000명을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이다. 최저임금이 올해 16.4%에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다시 10.9% 오르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월 내놓은 ‘KDI 경제전망(2018년 하반기)’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을 10만 명 내외로 내다봤다. 정부가 오는 17일 내놓을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놓을 내년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 명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약 3조 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등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재정(국민 세금)을 투입해왔다. 지난 10월에는 ‘극약 처방’이라고 할 수 있는, 올해 연말까지 단기 공공일자리 5만9000개를 늘리겠다는 대책까지 내놨다. 올해 11월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 동월 대비 16만5000명 늘어나면서 더 나빠지는 것은 면한 것도 정부 대책의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조만간 추가적인 단기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