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급등 여파… 제주 여성실업자 140% ↑

관광·서비스 소상공인 붕괴
무급 가족종사자 34% 급증
비임금 근로자 13만4000명

근로 취약계층이 최대 타격

관광과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제주도가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금 근로자 중 무급 가족 종사자와 여성 실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2018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주 지역 취업자 수는 38만3000명으로 전년과 같지만, 남성 근로자는 20만9000명으로 3000명(1.6%) 증가한 반면 여성 근로자는 17만4000명으로 3000명(-1.7%)이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800명이던 여성 실업자는 4300명으로 증가율은 138.9%를 기록했다. 비임금 근로자는 13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 2000명(9.8%)이 증가했다. 이 중 무급 가족 종사자는 같은 기간 2만 명에서 2만7000명으로 34.3%나 늘었다. 이는 여성 실업자 전국 평균 증가율 5.9%와 무급 가족종사자 증가율 0.4%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직원을 줄이고 가족을 고용하면서 무급 가족 종사자가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여성 근로자 실업률이 급증한 것은 최저임금 급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에 고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 제주사무소 관계자 “여성 실업자와 급여를 받지 않는 무급 가족 종사자의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산업 생산 시설이 적고 관광과 서비스 업종이 강한 제주도의 경제 구조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향을 직접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역 15세 이상 인구(생산가능인구)는 5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3.2%) 증가했으며 경제활동인구는 39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제활동참가율(71.1%)도 1.8%포인트 하락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5만9000명으로 1만5000명(10.2%) 늘었다.

제주=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