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공직 떠나며 詩集 남겨 뜻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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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내 詩 읽고 삶이 더 고와지길”

“일상에서 느낀 것들을 시어로 표현한 생활시를 묶었습니다. 제 시집을 읽는 분들이 자기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연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어 더욱 고와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석수(60·사진) 시인이 시집 ‘강물처럼’(지혜 발행)을 최근 출간했다. 지난 2012년 첫 시집 ‘커피는 알라딘 램프다’를 펴낸 이후 써 온 작품들을 모았다. 그는 14일 “교육 공무원으로 30년을 일한 것을 포함해 33년간 공인으로서 삶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시집을 펴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내년 1월에 3년 임기를 마치고 원장직을 떠난다.

그의 시 작품은 스스로 설명한 대로 소박하고 조촐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시어로 이뤄져 있다. 일상의 안녕과 가족의 행복을 바라며 사는 범속한 서정이 주조를 이룬다. “삶이란 것이 굴곡의 연속이고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닥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주변과 어우러져 자연스레 닿는 곳까지 흐르는 강물 같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집의 표제작은 그런 바람을 담고 있다. ‘지나온 세월들 세월에 쓸려／이제 가물거리는 나이지만／아직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아니 강물되어 살고 싶다／들고나는 작은 개울들／제 맘대로 졸졸거리게 두고….’

한 시인은 공무를 수행하면서도 시심(詩心)을 지키기 위해 애써 왔다고 했다. 그는 시집 서문에 이렇게 썼다. “일기 적듯이 써보려 했지만 언제나 밀린 방학 숙제 같았던 나의 글쓰기／더 이상 게으른 스님처럼／법화경에 굴리며(心迷法華轉)／시(詩), 언어의 사원(言+寺) 주변을 서성거리지 말고／법화경 굴리며(心悟轉法華)／가장 멀리／처음과 끝닿은 나를 봐야지.’

1985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2016년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으로 퇴직한 그는 “요즘 우리 교육 현실이 난맥상이어서 참으로 착잡하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최선을 다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주길 바라며, 자기 계발에 부단히 힘써서 보람 있는 삶을 누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