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쪼그라드는 防産수출 이대론 안 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향후 글로벌 차원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나토(NATO)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일본, 한국 등)의 국방 예산이 증가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일본의 군사력 확대, 미국과 중국 간, 인도와 중국 간 군비 경쟁 등은 국방비 지출을 증가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국방비 증가 추세는 전 세계 국가들의 무기체계 획득 수요를 필연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다. 이는 방위산업 제품의 수출을 늘려 효율성을 높이려는 국내 방산(防産) 업계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방산 수출은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2017 방산업체 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시작된 방산부문의 흑자 기조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93개 업체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9% 감소하고 영업이익률도 0.5%에 불과하다고 한다. 방산 제품 수출 증대를 위해 더 적극적인 제도적·정책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무기체계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국내 독자 개발뿐만 아니라, 국제 공동 개발과 공동 생산, 수출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R&D 단계에서부터 포괄적 검토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은 1990년대부터 국제 공동 R&D 및 생산을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일본은 최근 미국, 호주 등과 SM-3 미사일, 잠수함 핵심 기술 등의 분야에서 공동 R&D를 적극 수행하고 있다. 국제 공동 R&D 및 공동 생산 정책 추진은 독자 개발보다 R&D 예산도 절약할 수 있고, 2개국 이상의 무기체계 공동 사용 경험으로 제3국 수출도 더 쉽게 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둘째, 향후 수출 가능성이 큰 무기체계, 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국내 방산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무기체계 핵심 부품 및 기술 분야를 전략적으로 선정, 집중적으로 국내 연구, 개발하는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이는 무기체계 수출 시 원천기술 보유국으로부터 핵심 부품 및 기술의 수출 통제를 피해 나가는 데 필수적이다.

신형 훈련기(T-50A)와 수리온 헬기, 곧 개발할 군 정찰위성(425사업)처럼 무늬만 국산이고 핵심 부품 및 기술은 수입하는 방식의 방산 육성 정책으론 수출 통제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설령 수출하게 되더라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이윤을 보기 어렵다. 이스라엘이 첨단 핵심 기술(IT, 전자 등)에 집중해 그것을 기반으로 개발한 무기체계를 수출하듯이 우리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방산 육성 정책과 수출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셋째, 향후 신규 무기체계 수출을 전제로 우리 군의 불용·잉여 무기체계 및 장비의 제3국 무상 양도 정책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다수의 개도국은 우리 군의 불용·잉여 무기체계 및 장비의 무상 양도를 원한다. 이들이 우리 군의 잉여 무기체계 및 장비를 사용하게 되면, 앞으로 우리가 개발한 신규 무기체계 및 장비를 구매할 가능성도 크다. 그 예로, 우리가 필리핀에 함정과 항공기 등 다양한 불용·잉여 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T-50 수출에 성공한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출할 때 신규는 물론 불용·잉여 무기체계 및 장비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도 공세적 대안의 하나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