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 “서울의 보수 1번지 강남서 평화에 대한 합리적 대화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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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가장 보수적인 지역에서 진보와 보수 간 합리적 대화를 이끌어보려 합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개인 사무실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김성곤(사진)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은 이렇게 말하며 기자를 맞았다. 전남 여수의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7월까지 국회 사무총장까지 지냈던 김 이사장은 서울의 보수 1번지인 강남구에서 ‘평화’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그는 의원 시절에도 ‘사랑과 평화의 정치’를 강조하며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활발한 교류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평화’라는 광범위한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현재 강남구에서 평화 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평화’라는 막연한 용어를 주민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통일 문제에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다. 김 이사장은 올해 3월부터 분기 별 1회씩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모여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분석하고 대안을 연구하는 평화포럼을 열고 있다. 그는 지난 11월 26일 주민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3차 평화포럼’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문명사적 고찰’을 주제로 직접 강연을 하기도 했다.

합리적 정치를 추구하는 그의 시도가 강남 지역에서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김 이사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1월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안정적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여수 대신 당에서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험지’인 서울 강남갑을 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합리적인 정치 노선이 통할 것인지 기대를 모았지만, 득표율 45.8%로 낙선의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54.8%를 얻은 이종구 당시 새누리당 후보(현 자유한국당 의원)와 접전을 벌였고 올해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당선되면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양 진영 모두 평화를 바라는 건 똑같다”라며 “서울에서 가장 보수적인 강남에서 남북문제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