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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주필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17일(月)
2018년 ‘미래 저버린 元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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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논설주간

자녀세대의 더 나은 미래 위해
본인 고난 자청했던 국민정신
文정권 들어 정반대로 뒤집혀

탈원전·국민연금 부담 떠밀고
‘4차혁명 쇄국’에 동맹도 흔들
국정 대전환의 송구영신 절실


한 달 전 문재인 대통령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고 말한 직후 대기업 임원 10여 명이 좌담하는 자리가 있었다.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했는데, 한 사람만 끄덕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이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인데, 올해도 해외 여행객이 많이 늘었다. 물 들어와 좋긴 한데, 이해하기 어렵고 걱정도 된다.”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결론은 이렇다. 현 정권과 코드가 안 맞는 부유층은 해외에 나가 돈 쓰기로 작정했다. 중산층 부모 세대는 물려주기보다 다 쓰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서민 입장에선 남들 다 하는 해외여행에 빠질 수 없고, 값싼 여행상품도 많다. 젊은 세대의 생각은, 집 장만할 때까지 아껴서 돈 모으던 부모와는 반대다. 특정 분야 현상이지만 때로는 ‘오컴의 면도날’처럼 이런 단순한 분석이 정곡을 찌른다.

소득 3만 달러에 이른 만큼 해외여행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인식의 전도(顚倒)다. 대한민국은 언제나 현재보다 미래를 중시했는데, 그것이 뒤집혔다. 지금까지는 우리 세대의 어려움을 자식 세대에 물려주지 않으려 더 큰 고난을 자청했다. 정부도 가정도 기업도 그랬다.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도달한 기적의 원동력이다. 이런 역사가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이대로 두면 2018년은 미래를 저버린 원년(元年)으로, 5060세대는 자식 세대에게 자산보다 부채를 더 많이 물려준 첫 세대로 기록될 것이다. 현 집권세력의 책임이 가장 크다.

첫째,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할 대책은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서 10% 가까운 예산 증가는 당연하게 여긴다. 선진국들이 성장률과 경쟁력에 사활을 거는 것과 반대 정책을 펼친다. 현 정부도 처음엔 걱정하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이젠 “2%대 저성장 고착화”(11월 1일 문 대통령 국회 연설)를 태연하게 언급한다. 뭐라고 둘러대도 미래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본질은 불변이다. 둘째, 탈원전과 국민연금 등 개별 정책에 들어가면 더 심각하다. 수십 년 각고의 노력과 투자 끝에 세계 일류에 진입한 원전 산업을 일거에 허물고 있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돌팔매를 맞더라도 ‘더 내고 덜 받자’고 호소해야 미래 세대 고통을 덜어주는데 ‘덜 내고 더 받을’ 마법이라도 있는 양 포장한다.

셋째, 21세기 국운을 결정할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하고 있다. 세계 최고 정보통신 인프라에도 미래산업은 첫발도 제대로 떼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유 경제, 원격 진료, 투자개방 병원, 자율주행차와 드론 산업, 핀테크 등에 대한 집권 세력 대응은 ‘구한말 쇄국’ 수준이다. 결국 미래 세대를 기술·경제 식민지로 내몬다. 넷째, 시급한 개혁과 ‘기업 하기 좋은 나라’에서도 더 멀어진다. 노동·규제·공공 개혁은 역주행 중이다. 민노총은 나라의 주인인 양 설치고, 정부·여당은 좋은 일자리보다 악성 규제 창출에 열심인데, 검·경은 툭하면 기업을 뒤진다.

다섯째, 미래 안보는 더 위험해졌다. 국가 존립과 발전의 초석인 한·미 동맹의 균열이 깊어간다. 세계 질서가 어지러울수록 ‘가치 동맹’을 중시해야 하는데, 반일(反日) 친중(親中) 경향이 뚜렷하다. 여섯째, 법치와 삼권분립 등 거버넌스도 후퇴하고 있다. ‘코드 사법부(司法府)’도 넘어 행정부의 일자리 사업에 협력하는 ‘사법부(司法部)’ 지경까지 왔다. 민노총 조합원들의 유성기업 임원 집단 폭행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자살까지 이른 적폐 청산 수사의 뚜렷한 대비에서 보듯, 공권력 공정성도 악화일로다.

일곱째, 국가 정체성 변질과 국민정신 타락도 걱정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없애려 하고, 인민민주주의 북한에는 굽실거린다. ‘세금 경제’ 확대로 시장경제를 왜곡·위축시킨다. 헌신과 자립정신 대신 국가 의존증을 키운다. ‘무조건 평등’이 강조되고, 과학기술계까지 청산 바람이 불어 인재들을 내친다. 이미 ‘두뇌유출지수’는 러시아, 루마니아, 그리스 수준으로 나빠졌다.

2018년에 이런 일들이 본격화했다. 현 정권은 과거 성취는 부정하고, 현재 난제는 회피하며, 미래 부담은 키우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노동개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궂은일을 했다. 힘든 과제를 앞장서 해내는 사람이 지도자이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민을 현혹하면서 책임은 남에게, 부담은 미래로 미룬다면 위선자일 뿐이다. 국정 대전환의 송구영신이 없으면 정권과 국민은 불행해지고, 자녀 세대는 더 비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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