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아카데미賞 외국어영화 예비후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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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출품 55년만에 첫 쾌거
日‘어느 가족’등 8작품과 경쟁
내년2월 시상식서 수상작 결정

이창동 감독의 ‘버닝’(사진)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예비 후보에 올랐다. 이는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에 도전한 지 55년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영화는 지난 1963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계속 이 부문에 도전해왔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예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The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AMPAS)는 17일(현지시간) 제91회 아카데미상 9개 부문 예비 후보를 발표했다. 외국어영화 부문에는 ‘버닝’을 비롯해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멕시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레바논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 덴마크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더 길티’ 등 9편이 올랐다. 이 중 6편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10일까지 진행된 AMPAS 회원 투표로 선정했으며 나머지 3편은 아카데미상 집행위원회에서 뽑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경합을 벌인 ‘버닝’과 ‘어느 가족’이 아카데미에서 다시 한번 맞붙게 된 셈이다. 칸영화제에서는 ‘어느 가족’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버닝’은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다.

‘버닝’은 어린 시절 동네 친구인 종수(유아인)와 해미(전종서)가 우연히 만난 후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으로 인해 혼란을 겪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감독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예술적 성취를 이루려는 듯 모호하면서도 흡인력 있는 연출로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이 영화 제작자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영화가 완성도와 다양성, 깊이 면에서 오랫동안 성과를 내왔지만 유독 아카데미에서만 외면해 놀라웠는데 이번에 해소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2019년 1월 말 외국어영화 부문 최종 후보 5편이 정해지고, 2월 24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결정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