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도 경보기도 없었던 강릉펜션 참변… 또 人災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죄송합니다” 김한근(왼쪽 두 번째) 강릉시장이 19일 오전 강릉시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강릉 펜션 고교생 사망사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교생 3명 사망·7명 가스중독
민박으로 신고돼 위생만 점검
올해 후진국형 안전사고 잇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등학생 3명이 강원 강릉시 펜션에서 사망한 원인으로 ‘가스 누출’에 무게가 실리면서 또다시 후진국형 안전사고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년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강릉시 저동 펜션은 가스보일러와 연통이 분리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펜션에는 가스누출 경보기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 해당 펜션은 농어촌 민박업으로 신고돼 위생 등에 관한 사항은 점검을 받았지만, 보일러 배관 등은 점검 대상이 아니었다. 이 펜션은 하반기 안전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보건소 관계자는 “지난 14일 강릉시 조직개편에 앞서 민박업무만 농정과에서 보건소 숙박위생계로 지난달 23일에 이관됐다”며 “아직 시간적 여유가 없어 (사고 펜션) 내부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현장만 보고 왔다”고 밝혔다. 사고 펜션은 올해 하반기(7월)에 신고해 내년 2월 25일까지가 안전 점검 기간이다.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부 부처가 참여한 오전 회의에서 점검 항목에 보일러 배관 등이 포함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뒷북 대책도 논란이다. 교육당국은 수능 이후 학사관리 공백기간 전수점검과 개인체험학습 장기투숙 여행 유무에 대한 점검과 함께 전반적인 학생 안전 매뉴얼·규정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기로 했다. 대성고 피해 학생, 교사 등에 대한 심리치료와 함께 개인체험학습에 대한 제도 보완도 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5명 학생의 상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시장은 “학생 1명은 최소한의 대화가 가능하고 가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4명은 자가 호흡이 가능한 상태지만 이 가운데 2명은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릉=윤명진·정유정·이성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