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주택만 지으면 ‘수도권 블랙홀’ 심화… 일자리중심 도시 조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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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앞으로의 과제

이미 땅값 오르고 지자체 반발
전문가들“베드타운 우려”경고

정부가 19일 수도권 3기 신도시와 교통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최근 2∼3년 사이 급등했던 서울과 주변 지역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도시 후보 지역 주민과 자치단체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데다 2기 신도시의 반발 여론, 이미 오른 토지에 대한 막대한 보상금 등으로 ‘속도감 있는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블랙홀을 가중시키는 일방적인 주택공급과 교통대책보다 ‘직주근접(職住近接) 자족 신도시’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신도시 후보지로 내놓은 남양주, 인천 계양, 과천, 하남 일대는 주민들과 자치단체의 반대가 적지 않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베드타운형 신도시가 들어설 경우 교통체증 등 각종 도시 문제가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신도시 후보지마다 이미 토지 매집 현상이 나타났다. 남양주, 인천 계양, 과천, 하남 등은 최근 두 달간 토지 거래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는 토지 수용에 따른 막대한 국고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풀린 토지보상금이 주변 부동산에 유입돼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의 베드타운화를 가장 경계했다. 1기 신도시나 2기 신도시처럼 주택만 집중적으로 지을 경우 수도권 초집중화 현상만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마곡지구처럼 처음부터 직주근접 도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에 오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주택이 실제 공급되려면 빨라야 5년 정도 걸린다”며 “수도권 집값 안정에 중점을 둔 서울과 교통 연계성보다 ‘자족 기능(연구시설 등 직장)’에 집중한 신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서울 집값 안정과 직주근접 자족도시라는 두 개의 명제를 충족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주택공급에 중점을 두기보다 자족도시·주거의 질 향상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도 “3기 신도시의 주택이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칠 2024년을 전후해서는 인구 감소 본격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완전 은퇴 등이 겹치는 시기”라며 “주택 중심의 신도시보다 일자리 중심 신도시로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