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누구를 위한 中企部 장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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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누구를 위한 장관인지 모르겠다.” 요즘 중소기업계 인사들을 만나면 꼭 듣게 되는 말이다.

지난 13일 오전 홍 장관은 창원 경남도청에서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관계부처 합동)’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지켜봤다. 브리핑이 매끄러웠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평가 뒤의 내막을 알고 나면 금세 씁쓸해진다. 전날 밤늦게까지 현장에서 2회에 걸친 리허설을 완벽하게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흡사 소형 마이크를 얼굴에 붙인 스티브 잡스 같았다고도 한다. 교수 출신에 그렇게 리허설을 했으니 매끄러웠던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대통령 모시는 브리핑을 앞두고 리허설을 열심히 한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홍 장관이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을 만날 때도 과연 그렇게 공을 들여 준비했을까. 홍 장관은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이 결정된 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를 각각 찾아 간담회를 가졌다. “문재인 정부는 서민경제와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중기중앙회), “문재인 정부는 서민경제와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로 목적어만 바꿨다. 나머지 말도 비슷해, 한 번에 해도 될 간담회를 두 번으로 쪼갤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중소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은 “제발 ‘우리 문재인 정부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홍 장관이 중기부 장관인지, 문재인 정부 ‘홍보맨’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 문재인 정부는’을 입에 달고 다니는 장관이 정말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장관상(像)인지 묻고 싶다.

김윤림 경제산업부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