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너무 다른 靑-金수사관 주장, 국회 긴급 청문회 열라

급속히 확산되는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 파문은 더 이상 당사자의 폭로, 검찰 수사나 언론의 추적 보도에만 맡겨두기엔 너무 중대한 문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발 당사자가 된 상황이고, ‘코드 공권력’에 대한 의구심도 큰 상황이어서 국회 차원의 관여가 불가피하다. 선진국의 사례처럼, 수사가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입법부 차원에서 청문회 등을 통해 진실을 국민 앞에 ‘공정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록 하는 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마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정치인·언론·교수·기업 등 민간인 사찰을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면서 관련 자료를 직접 공개했다. 또 조국 민정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제1야당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다른 야당들도 특검과 국정조사를 공언하고 있다. 현재 같은 사안을 놓고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와 청와대 해명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 김 수사관의 민간인 첩보 수집, 정보 조사가 조 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윗선 지시에 따른 것인지,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현 정권 인사 비위 첩보를 무시했는지, 비트코인 관련 인사 사찰을 앞두고 1계급 특진 약속이 있었는지 등을 둘러싼 주장이 팽팽하다.

그러나 냉철히 들여다보면 그리 혼란스럽지 않고 간단하다. 양측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듣기만 해도 진위를 가리기 어렵지 않을 정도다. 국정조사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긴급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 운영위나 법사위, 또는 여러 위원회 합동도 가능할 것이다. 김 수사관은 물론 조 수석과 박 비서관, 이인걸 특검반장을 불러 선서를 한 뒤 국민 앞에 소상히 증언을 하게 하면 된다. 정국 혼란을 줄이고, 입법부 권능을 높일 방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