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X파일>다시마, 高요오드·칼슘·칼륨 웰빙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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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잡지 ‘포브스(Forbes)’는 지난 19일 자 기사(셰프의 2019년 식품 트렌드 예상)에서 내년에 뜰 식품 중 하나로 다시마를 꼽았다. 이는 서구 요리사의 세계에선 놀라운 변화다. 서양에서 다시마 등 해조류는 인기 식재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구인이 해조류를 멀리한 데는 1960년대에 히피 애호 음식으로 처음 소개된 것도 한몫했다. 해조류는 바다의 ‘잡초’(seaweed) 정도로 취급됐다. 최근 해조류의 건강상 이점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서구인의 인식도 ‘바다의 채소’(sea vegetable)로 바뀌고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선호 해조류가 다르다. 한국인은 미역, 일본인은 다시마를 좋아한다. 두 해조류는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와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 주목을 받았다.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를 먹으면 방사성 요오드(I-131)에 의한 건강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나서다. 천연 요오드를 미리 먹어 갑상선의 요오드 풀(pool)을 채워놓으면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더라도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대소변으로 배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시마는 해조류 중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식품이다(100g당 136.5㎎). 미역(11.6㎎)·김(3.8㎎)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갈조류의 일종인 다시마는 별명이 초초(初草)다. ‘지구 최초의 풀’이란 뜻이다. 영문명은 켈프(kelp)다. ‘시 탱글’(sea tangle·바다의 엉클어진 것)로도 통한다. 러시아에선 ‘바다 양배추’라고 한다. 일본에선 ‘곤부’라고 부른다. 소수민족인 아이누족이 곤부라고 불렀는데 중국을 거쳐 일본에 다시 역수입된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요리에서 건조 다시마는 국물 맛을 내기 위해 폭넓게 사용된다. 다시마의 맛을 흔히 ‘우마미’(umami, 감칠맛)라고 한다.

일본의 과학자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는 독일 유학 도중 난생 처음 먹어 본 토마토·치즈·아스파라거스·고기 등의 맛에 흥미를 갖게 됐다. 단맛·신맛·짠맛·쓴맛 등 네 가지 맛에 해당하지 않는 독특한 맛이 있다고 생각했다. 1908년 그는 건조 다시마 성분을 연구하다가 맛의 정체가 글루탐산(아미노산의 일종)임을 확인하고, ‘우마미’라고 명명했다.

일본인은 다시마를 미소국에 넣거나 녹차와 함께 먹는다. 일본의 ‘서기’엔 “다시마는 중국의 진시황이 구한 불로초”란 기록이 나온다. 그만큼 일본에선 다시마가 웰빙 식품으로 인식된다. 세계적 장수지역인 오키나와(沖繩) 거주 노인의 다시마 섭취량이 일본 본토 주민의 두 배에 달한다는 사실이 이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에선 국물을 낼 때 외엔 다시마를 그리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 영양적으론 고(高)요오드·고칼슘·고칼륨·고식이섬유 식품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한 요오드는 대부분 갑상선으로 가서 갑상선호르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요오드의 섭취가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완만해지고 저항력이 떨어진다. 칼슘 함량은 마른 것 100g당 708㎎(생것은 103㎎)에 달한다. ‘칼슘의 왕’인 우유(100㎖당 106㎎)가 꼬리를 내릴 정도다.

혈압 조절을 돕는 미네랄인 칼륨(마른 것 100g당 7.5g)도 풍부하다. 혈압을 낮추는 라미닌(단백질의 일종)도 들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 권할 만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