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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박민 국장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26일(水)
국익 위한 ‘이기적 대통령’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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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파와의 신의 연연하기보다
국민지지·역사평가 중시하는
이기적 대통령이 훌륭한 리더

측근들 토사구팽·읍참마속에
진영논리·지지세력 탈피해야
진정한 포용정책 실현 가능해


문재인 대통령은 2016년에 이어 올해도 성탄절을 어머니 강한옥(91) 여사와 보냈다. 강 여사는, 문 대통령이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었다면서 “너무 착해서 저래 가지고 세상 살겠나 싶은 아들”이라고 자랑했다. 지난 19대 대선을 앞두고는 “(대통령이) 된다 캐도 마음 변할 사람이 아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어머니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런 표현은 많은 유권자의 공감을 얻었다. 이 기억을 오늘 소환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이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아들’에 머물지 말고 철저하게 ‘이기적인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고언을 하기 위해서다.

국민과 국익을 위해 서슴없이 이기적일 수 있는 대통령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기심은 머지않아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역사적 업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통령이 일반 정치인들처럼 정파·지지층과의 신의에만 연연하거나 특정 논리·이념에 매몰되면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통합은 와해돼 결국 국정 운영은 파탄을 맞게 된다. 따라서 대통령은 이기적일 권리와 의무가 있다. 정치인은 선한 의도를 갖고 바르게 행해도 결과가 나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더구나 특정 정부의 정치적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이 져야 한다. 역사적 평가도 오롯이 대통령의 몫이다. 현 정부 최고 실세라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경제정책의 실질적 기획자라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참모일 뿐이며, 최종적 책임을 질 수 없다. 정권을 재창출하더라도 정치의 속성상 차기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밟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기적인 대통령은 우선, 측근에게 냉혹해야 한다. 1등 공신이라도 정권에 부담이 되면 ‘토사구팽’이 불가피하다. 신뢰하는 참모라도 의혹의 대상이 되거나 정치적 책임을 지워야 할 때는 ‘읍참마속’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결단은 책임 회피나 전가가 아니라 국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적재적소 원칙을 저버린 채 측근을 중용하거나 정책 추진에 실패한 측근을 감싸는 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이기적인 대통령은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표이며, 특정 진영을 대변하거나 그쪽 주장의 실행자가 아니다. 더구나 대통령 주변을 에워싼 진보 진영은 1980년대 등장 이후 ‘진보’라는 호칭에 걸맞은 진보를 하지 못했다. 그들의 이념은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과거의 명분과 논리에 얽매여 있고,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은 시행착오를 통한 검증을 거치지 못한 것은 물론 학문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탈원전 정책이 에너지 불안을 넘어 환경 파괴를 초래하고, 소득주도성장이 저소득층의 고용 불안을 가중시키는 등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성탄절 다음 날 국무회의 구성원 초청 만찬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 ‘관념적인 일’이 돼선 안 된다고 전제한 뒤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을 국민이 체감하게 해야 하는 것이 내년의 과제’라고 말했다. 관념에 근거한 정책 기조를 폐기하고 철저하게 현실에 천착해 정책을 입안하고 국민의 구체적인 삶에서 확인되는 정책의 효과를 즉각 수용해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 바로 진영 논리를 극복하는 길이다.

이기적인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과 지지세력에도 등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등 진보 성향의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인 촛불집회의 주역을 자임하며 잇달아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촛불의 주역도 아니고 대통령은 이들만의 대표자도 아니다. 지지세력의 이탈을 감수하더라도 문 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위한 정책, 국가의 미래를 위한 국정 운영을 선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올 성탄절에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와 함께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아무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 잘사는 포용국가 정책과 맞닿은 메시지라고 한다. ‘나의 행복’을 앞세운 것을 빗대 ‘대통령만 행복한 나라’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처럼, 포용정책이 포용하려 했던 국민을 소외시켰고 포용 명분으로 다른 진영의 국민을 배제해왔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연말연시를 맞아 철저히 이기적인 대통령으로서 국정 방향과 시스템을 원점부터 재점검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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