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증대가 ‘존재 이유’… 모든 이익 조합원에 돌려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소성모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집무실에서 문화일보와 기자회견을 갖고, “농협 상호금융도 농가소득 증대에 존재 목적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공

- 소성모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정부-농가 잇는 파이프라인
도덕성에 입각한 경영 추구
자금융통뒤 남은건 지역 환원
異種사업 융합 부가가치 창출

간편 결제 시스템 ‘콕 뱅크’
출시 2년만에 380만명 가입
내년 모기지론 첫 시행 통해
농촌·중소도시 노후생활 지원

“협동조합의 존재가치가 어디 있는지에 대해서 협동조합 스스로 항상 고민해야 됩니다. 농협의 가장 큰 존재가치는 농가소득을 올리는 데 있거든요. 그런데 과연 그 정체성을 확립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상호금융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되는가 고민해야 된다는 거죠. 결국 상호금융도 농가소득을 올리는 데 필요한 기관이고 조직입니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 협동조합의 모든 비즈니스 사업이 필요한 거지요. 그게 경제사업이든 지도사업이든 금융사업이든 결국 농가소득을 위해서 있는 게 우리 협동조합의 정체성입니다.”

소성모 농협 상호금융 대표이사는 28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집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농협 상호금융’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역설했다. 소 대표는 지난 1982년 중앙회에 입사, 금융 쪽에서만도 10여 년 잔뼈가 굵었다. 특히 농협 상호금융의 발전방안을 설계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의 직책을 맡고 있다.

그는 “집을 지은 사람과 집에서 살림하는 사람은 다르다”면서 “제가 15년 전, 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농협 상호금융 발전방안 설계를 했는데 제가 여기 들어와서 살 줄은 몰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법한 일반 상호금융과 농협 상호금융의 차이에 대해서는 “농협 상호금융의 특징은 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 금융기관이다. 은행과 우리는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 지역에서 돈을 융통해서 거기서 조금이라도 남으면 지역에 또 환원하는 시스템이 가장 기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일반 은행은 주주가 주인이기 때문에 이익이 나면 주주한테 돌려줘야 하지만, 농협 상호금융은 지역에 뿌리를 둔 조합원이 주인”이라고 말했다.

농협 상호금융의 입안자이면서, 대표이사로 1년을 보낸 소회에 대해서는 “유통사업과 경제사업의 경우 직접 농가에 소득 혜택을 주는데, 상호금융의 경우는 사실 경제사업과 지도사업을 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데서 엄청난 지주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지렛대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동조합의 도덕성은 농촌과 농가, 농촌의 발전과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 상호금융은 ‘콕 뱅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는 이에 대해 “은행의 올원뱅크와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시스템이 나올 때 거기에 대응해서 사이버 간편 결제 시스템을 만들자고 했는데, 2016년 선보인 후 2년 만에 380만 명이 가입했다”며 “특히 가입 고객의 90%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게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소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노동력을 줄이는가, 어떻게 하면 사무실의 공간을 줄이는가, 또 어떻게 하면 지점을 줄이는가, 이런 게 사실은 4차 산업혁명의 비용 절감이다. 이종을 융합해서 어떻게 그 융합된 부가가치를 고객한테 돌려주느냐, 이런 게 4차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예를 들자면, 고객행복센터라는 콜센터가 있는데 콜센터에서 고객의 음성을 문장으로 변환시켜서 바로바로 응답하는 시스템을 시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상품을 만들고 고객이 상품을 구입해서 고객이 활용하는 체계를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내년에는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모기지론 사업을 처음 시행합니다. 지금까지는 대도시 위주의 주택 모기지론이 일반 상업은행을 통해 보급된 게 사실인데, 그러다 보니 농촌 지역이나 중소도시의 소형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노후생활을 보장·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이건 빨리했어야 하는데…. 사실 고령화 문제 등은 농촌이나 중소도시가 훨씬 심각하잖아요. 저희가 이것을 도입하면 농촌이나 중소도시 지역에 그런 불이익이 없어지는 셈이고, 그런 혜택이 농민들이나 소도시 지역민들한테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소 대표는 지역의 특성과 편차를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협동조합도 1120개의 조합이 어떤 규제나 기준이 천편일률적이면 안 되겠더라”며 “도시농협과 농촌의 농협, 예금이 많은 조합과 대출이 많은 조합 등에 대해 각각 경영의 표준 비율을 조금 다양하게 적용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가 상호금융에 1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조합을 지도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은 나름대로 열심히 정비했다고 봐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 투자 금융 기능도 집을 짓는다는 신념으로 밀고 가려 합니다. 증권회사 못지않은 투자구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앞서가는 투자은행기능을 해줘야 농촌에 도움이 되는 거겠죠.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가 거시·미시를 다 하는, 그런 리서치 기능을 이번에 보완했습니다. 이제 집짓기 시작했는데 이게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투자금융기관의 시스템을 만드는 게 제 희망입니다.”

그는 “내년에는 ‘상호금융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고금리 예금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면서 “저소득 농업인을 위한 금융소득지원 및 상호금융 정체성 확보를 위한 거치식 예금 개발과 함께, 농업인에게 추가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해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