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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현종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31일(月)
방탄막 사라진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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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대선득표율에 근접한 지지율
前 정권보다 잘할 것 기대 접어
비핵화 진전 없이 安保고립 섬

겸손·배려가 고집·독선으로
靑 참모, 무능 내각 일신해야
실패 시정 않는 것이 더 큰 罪惡


올 한 해 세계적 관심을 끈 한국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문재인 대통령과 ‘방탄소년단(BTS)’일 것이다. 물론 피아니스트 조성진,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등 다른 많은 자랑스러운 한국인도 빼놓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이벤트는 마지막 냉전 지대인 한반도에 평화의 단초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를, BTS는 노래와 퍼포먼스를 넘어 사회적 억압과 편견의 ‘총알’을 받고 있는 10∼20대들의 방탄(防彈)이 돼 위로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2018년의 마지막 날 BTS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반면, 문 대통령은 그동안 튼튼한 방탄이 돼준 것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 2017년 5월 취임과 함께 ‘이니(문 대통령 애칭) 원하는 거 마음대로 해’라는 무한 지지가 이제 차가운 시선으로 바뀌면서 2019년은 아무런 보호막 없이 벌거벗은 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올해 1월 첫 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기준으로 71.6%였다. 2년 차 대통령 지지율로는 높은 수치였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17개 광역단체장 중 14곳을 몰아주었다.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자동차의 연료처럼 국정 동력이 나오는 곳이다. 특히 촛불집회와 탄핵으로 집권한 문 대통령 입장에선 가장 든든한 ‘방탄’이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12월 4주 차 문 대통령 지지율은 43.8%로 27.8%포인트 떨어졌다. 대선 득표율이 41.1%였던 것을 보면 대선 때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할 것이라고 지지를 보내준 사람들 대부분이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前) 정권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뀐 것이다. 겸손과 배려가 이젠 독선과 고집, 불통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을 강하게 뒷받침해온 것은 무엇보다 남북관계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여를 시작으로 3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 성사는 곧 북핵이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비핵화의 개념부터 문 대통령이 얘기했던 북핵 폐기와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한 핵우산 철거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2019년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도 불구하고 핵무기와 첨단 재래식 무기 발전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확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과 없는 협상만 진행되면서 북핵 문제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가능성을 크게 본다. 특히 한·미 동맹의 균열과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 관계 등으로 전통적인 한·미·일 ‘가치 연대’까지 약화하면서 한국이 ‘안보고립 섬’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가만 놔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문 대통령이 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핵 폐기 ‘선의(善意)’가 의심받으면서 급기야 국제사회도 문 대통령을 불신할 수 있다.

전직 대통령 구속과 적폐 청산 광풍에 가려 있던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난 문제는 문 정부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신기루를 좇다간 최악의 수렁으로 빠지게 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는 20대 지지율 최악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당 원로 초청 간담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혼밥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여권 내에서도 최근 문 대통령이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고 고립돼 가는 데 대한 걱정이 크다. 우선 주변부터 쇄신해야 한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들과 무능한 장관들에 대한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 ‘특감반 사태’에서 보듯 청와대 내 무능과 기강 해이는 방치해선 안 될 수준이다.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민변 등 촛불 청구서를 내밀고 있는 단체들과 과감한 관계 정리가 필요하다. ‘물들어 올 때 노 저어라’ ‘소득주도 성장의 긍정 효과가 90%’와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 계속되는 이상 지지율 회복은 힘들다. 비판 목소리를 수용하고 역지사지해야 한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을 감안하면 내년은 대통령이 국정에 집중할 마지막 해다. 국정을 운영하다 보면 실패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를 바로잡지 않는 것이 더 큰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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