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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강희의 맛있는 술 이야기 게재 일자 : 2018년 12월 31일(月)
삿포로맥주와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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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와 삿포로(札幌)의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 크기는 다르지만 섬이라는 점이 같다. 그 외에 일본의 한 사내와 관련이 있는데 그 이름은 흑전청륭(黑田淸隆), 구로다 기요타카라고 한다. 일본은 1869년 홋카이도(北海道)에 개척사라는 관청을 설치하고 영토로 편입하는 작업을 한다. 홋카이도에 일본인이 있었지만 극소수에 불과했고 메이지(明治)유신이 있기 전에는 일본의 땅이 아니었다. 주로 아이누족이 사냥과 어업을 하면서 평화롭게 사는 곳이었다. 문제는 부동항을 찾아 세력을 넓히며 남하하는 러시아였다. 당시의 일본이 본토에 대한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느껴 이에 대처하고자 홋카이도를 선제적으로 점령했다. 1870년 구로다는 개척차관으로서 홋카이도로 이주한 일본인들을 정착시켰다. 1874년부터 개척장관을 맡아 산업육성을 위해 철도와 도로, 항만을 건설하며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있었던 그에게 특별한 임무가 주어졌다. 특명전권판리대신이라는 직책으로 1875년 조선에서 있었던 운요호사건과 통상에 대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조선과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이었지만 평화롭게 살아가던 아이누족을 잔인하게 짓밟으며 홋카이도를 무자비하게 점령한 그의 명성이 조선과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 데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1876년 2월 군함을 이끌고 강화도에 도착한 그는 36세의 젊은 나이에 육군중장의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대포와 기관총 등을 가지고 무력시위를 했고 이러한 위협적인 분위기에서 2월 27일에 강화도조약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조일수호조규가 체결된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1876년 9월 23일 일본 최초의 맥주양조장인 개척사 맥주양조소를 열게 된다. 이제 갓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곳에 맥주양조장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었지만 우연한 발견이 시발점이었다.

홋카이도를 개척하면서 많은 외국인 인재를 불러들였다. 그중에는 토머스 안티셀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1872년 이와나이(岩內)를 지나다가 홋카이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 홉을 발견한다. 기후가 척박해 적합한 농산물을 찾던 중 홉을 재배하기에 알맞은 기후라는 것을 알고 야생종을 개량하거나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심을 것을 권장했다. 특히 일본에서도 맥주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본 토머스는 홉과 연계된 맥주산업이 홋카이도에 도움될 거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조언을 받아들여 개척사 농업시험장이 있던 도쿄(東京)에서 맥주를 생산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양조장 건설책임자로 있던 무라하시 히사나리는 맥주 재료의 재배나 양조와 관련된 기후가 최적인 곳이 홋카이도라고 주장한다. 장관으로 있던 구로다는 무라하시 과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도쿄에 설치하려던 맥주양조시설을 홋카이도에 설치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삿포로맥주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렇게 짓기 시작한 양조장은 완공과 더불어 독일의 베를린맥주양조회사에서 2년간 맥주양조에 대해 공부하고 돌아온 나카가와 세이베이를 책임자로 임명하고 맥주양조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무라하시와 나카가와는 서로를 도우며 지금의 삿포로맥주가 있을 수 있는 기초를 만들었다. 구로다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에 이어 2대 총리가 되지만 불평등 조약 개정 교섭 실패와 추문 등의 문제로 근신하기 위해 1년 반 만에 물러나고 원로의 지위를 인정받아 추밀고문관과 추밀원의장을 맡는다.

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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