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고통으로 얼룩진 현대사회의 유일한 해독제는 母性”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현대사회의 병폐와 정치의 문제점을 모성과 포용, 평화로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신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프란치스코 교황 2019년 첫 미사… 평화·화합 역설

“연민·지혜 어머니에게 배워야
평화 위한 정치·도시의 공공善
정치뿐 아니라 모든 사람 책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해 첫날 “고독과 고통으로 점철된 해체된 현대사회의 유일한 해독제는 ‘모성’”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화를 위해 개개인이 정치를 바꿔갈 것을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 교황청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2019년 첫 미사 강론에서 신자들에게 “우리 주변은 절망과 고독으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은 완벽하게 연결돼 있지만 점점 더 분열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해결책은 모성의 본보기와 포용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어머니의 시선’을 잃어버린 채 미래를 바라보는 세상은 근시안적”이라며 “그런 세상은 이익을 낼 수는 있겠지만, 모든 사람을 위한 이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우리는 영웅적 행위가 자기희생이라는 형태로, 강함은 연민, 지혜는 유순함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어머니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또한 “단결은 분열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가톨릭교회의 화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가톨릭 교회가 지난해 미국, 호주, 칠레 등 세계 곳곳에서 불거진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추문으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교황청의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교황청 조직 내부적으로도 불화가 존재하고, 교황청의 시스템상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교황은 가톨릭이 교회 자체와 신앙에 굳건히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교황은 “사람들이 신앙의 놀라움을 잊어버리면, 교회는 단지 과거를 진열해 놓는 ‘멋진 박물관’이 될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교황은 평화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 인류에게 보내진 선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1월 1일은 가톨릭 신자들이 정한 세계 평화의 날로 교황은 올해의 주제인 ‘평화를 위한 선한 정치’를 반영해 평화 제정에 대한 책임은 정치 지도자들뿐 아니라 모든 개인에게 있다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정치가 정치 지도자들만의 책임이라 생각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은 도시의 삶과 공공선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개인 각자가 ‘평화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면 정치조차도 훌륭해진다”고 말했다. 교황은 사람들에게 ‘평화의 장인’이 되라며 “가정에서 가족에게부터 시작하라”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