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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03일(木)
박항서 감독의 새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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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지리산을 품고 있는 경남 산청군을 최근 들어 베트남 관광객이 단체로 줄지어 찾고 있다.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을 이끄는 박항서(60) 감독의 생가가 산청군 생초면 강정마을에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지도력은 그를 베트남에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게 하는 차원을 넘어 그의 고향까지 성지 순례하듯이 찾고 싶은 장소로 만든 셈이다.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도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주최 스즈키컵대회에서 ‘축구 변방’으로 치부되던 베트남이 지난해 12월 15일 결승 최종전을 이겨, 10년 만에 우승하게 하는 등 눈부신 성취를 통해 국민적 자긍심과 희망을 더 키웠기 때문이다.

현지 어느 고교 시험엔 ‘박 감독의 열정이 베트남 선수들에게 꿈을 심었다. 외국에 나간 모든 사람은 조국의 문화 대사다’ 하는 요지로 박 감독을 방탄소년단과 함께 지문으로 제시한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고교에선 박 감독이 경기에서 패한 선수들에게 “너희는 최선을 다했다. 고개 숙이지 말라”고 말한 사실이 주제인 논술 시험이 출제됐다. 하노이 베트남국립대 응우옌티탄후엔 교수는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 인식은 박 감독 이전과 이후로 명확하게 갈린다”고까지 했다. ‘베트남 건국의 아버지인’ 호찌민과 박 감독의 초상(肖像)을 나란히 거리에 내거는 일도 흔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말로 한국 국민도 숙연하게 했다. “골엔 우리 팀 선수 23명 모두의 혼이 담겼다. 하지만 대표팀 승리가 아니라 응원해준 국민 전체의 승리다. 나를 사랑해주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 달라.” 외교관들조차 “박 감독이 그 어떤 외교관도 하지 못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나는 영웅이 아니다. 영웅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는 결실에서 보람을 찾는 평범한 축구 지도자다”라고 한다. 돼지띠인 그는 ‘황금 돼지의 해’인 새해를 맞아 “더 높은 목표를 꿈꾸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고 해온 그의 진취적 정신이 오는 6일 아랍에미리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목표인 조별 리그 통과를 뛰어넘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의 도전 의식과 리더십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960년 이후 59년 만에 우승하는 쾌거를 기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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