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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04일(金)
웰다잉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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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살날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현재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인정할 때 남은 삶을 더 열심히 살 수 있을 것이다. 2011년 개봉한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 노트(Ending Note)’는 일본 열도를 울음바다로 만든 화제작이었다. 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던 주인공은 정기 건강검진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았지만 예상치 못한 죽음 앞에 슬퍼하기보다 자신만의 ‘엔딩 노트’를 준비했다. ‘일만 하느라 소홀했던 가족들과 여행 가기’ 등 마음을 담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추억을 쌓아 나갔다. 현대 의학계 큰 별로 불리던 올리버 색스 박사가 말기 암 진단을 받고 죽음을 앞둔 심경을 담담히 밝힌 글이 2015년 2월 뉴욕타임스에 실려 잔잔한 울림을 주기도 했다.

엔딩 노트는 일종의 유언장이나 자서전과도 같은 것으로,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지 계획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삶을 위한 웰다잉(well-dying)의 한 방법이 엔딩 노트 작성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오랜 기간 함께 알고 지내온 지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마지막 순간 병상에 누웠을 때 연명치료를 받을지, 노후를 미리 계획하고 어떻게 죽음을 준비할지 등 여러가지 생각을 가다듬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애써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죽음은 단순히 생명의 소멸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사회 각계 유명 인사들로 구성된 ‘웰다잉 시민운동’이 창립됐다. 세계 최고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웰다잉 문화 조성을 취지로 시민단체가 처음으로 설립돼 주목을 받고 있다. 장기기증과 호스피스,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자기결정권 확산, 유산 기부 실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니 기대가 된다. 스스로 품격 있게 삶을 정리하면 가족의 부담과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엔딩 노트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엔딩 노트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나, 고령자들만 쓰는 것은 아니다. 중장년층도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연초에 엔딩 노트를 쓰면서 올 한 해, 나아가 남은 삶을 해피엔딩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다짐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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