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구조 이원화로 최저임금 속도조절

정부, 결정구조 개편안 초안
구간설정위·결정위로 분리
“7월 이전까지 입법 마무리”
노동계는 강력 반발 전망

앞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이원화돼 전문가가 설정한 최저임금 인상 구간 내에서 최종 의결이 이뤄진다. 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마련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관련, “최저임금위원회를 결정위원회와 구간설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라며 “이달 중 개편안이 확정되면 국회가 본격 입법에 착수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인 7월 이전에는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먼저 정하면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방식이다. 구간설정위원회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결정하게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는 합리성·공정성 및 사회적 수용도 제고를 통해 노사 양측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결정에 개입하도록 해 최저임금 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대로 최저임금 인상에 ‘경제적 상황’을 반영하는 게 이를 통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결정위원회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주요 노사단체뿐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도 포함된다. 이날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마련한 초안에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의 속도 조절 의도를 의심하고 있는 데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의 입장을 반영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오는 9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워크숍을 열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