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갈등 심화… 美서 ‘중재役 부실’ 비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일본 미에현 이세시에 위치한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美 외교전문지 분석·보도

“美 정치혼란·동북아정책 부재
韓日관계 안정시키던 힘 없애

역사갈등·대북정책 불일치 등
복합작용 양국갈등 증폭시켜”

미국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격통제 레이더 조준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자 동북아 핵심 동맹국인 양국의 불협화음과 대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동북아 정책 부재로 한·일 양국의 외교 군사적 갈등을 놓고 제대로 중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외교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6일 ‘북한은 잊어라: 아시아의 다음 결전은 일본 대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갈등과 국내용 정치쇼, 대북 정책 불일치 등을 기화로 레이더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한국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의 화기 관제 레이더 사용과 일본 초계기 P-1 정찰기의 위협 저공비행을 놓고 양국이 외교전을 벌이는 상황을 보도하면서 “일부 은퇴한 군사전문가는 비공식적으로 이 사건이 그렇게 큰일로 만들 만한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한국은 물론, 일본도 무력충돌은 원치 않는다”며 “처음에는 일본이, 그다음에는 한국이 비난하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외교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일본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한 사과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포함한 일본 민족주의자들이 약화시키고 있다”며 “‘위안부’와 ‘강제노동’ 용어 대신 ‘전시 사창가 여성’과 ‘전시 근로’를 사용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위안부를 돕기 위한 (화해·치유) 재단과 관련해 일본과의 협력을 단절했다”고 전했다. 특히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미국의 정치적 혼란과 동북아에 대한 정치적 견해의 상대적 부재가 양국(한·일) 관계를 안정시켜주던 전형적인 힘을 제거했다”며 동맹국 간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아사히(朝日)신문은 7일 광개토대왕함이 P-1 정찰기에 대해 저공비행에 대한 경고 및 회피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P-1 정찰기가 동해를 비행할 당시 광개토대왕함은 일본 측에 저공비행을 중단하라는 무선통신과 신호발신 등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