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차… 文 ‘선택과 집중’ 본격화

광화문집무실·건국100주년 등
논란·반발 큰사안 신속히 정리

여야정협‘입법과제’통과 주력
경제현안관련 노선수정도 시사

靑“혁신기 지나 올부터 도약기”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을 빨리 정리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안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올해 상반기에 경제적 성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서 2018년까지를 ‘혁신기’로 잡았고, 2019∼2020년을 ‘도약기’로 설정했다”며 “일자리, 4차 산업혁명 등 주요한 국정 과제들이 올해와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개혁 과제를 계속 제시하기보다는 이미 나와 있는 정책의 결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당장 성과가 나올 수 없는 사안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른바 ‘공약 1호’로 꼽혔던 광화문 집무실 이전은 본격적으로 관련 위원회를 꾸리기 전에 사실상 폐기했다.

유홍준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지난 4일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 대체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치권 등에서 논란이 됐던 ‘건국 100주년’ 용어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에 대해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등 이념적 논란이 있거나 야당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자극적인 언행을 보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여·야·정 협의체를 통한 입법 과제의 통과가 중요하다는 인식이다.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노선 수정을 시사하고 있다. 최저임금, 주 52시간 노동제 등에 대해서 속도 조절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새로운 산업 정책 수립의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누구보다 실사구시적이고 열려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중점적으로 해왔던 사안도 분명하게 문제가 보이면 솔직하게 밝히고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소·벤처 기업인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면서 경제 행보를 계속한다. ‘활력 중소기업, 함께 잘사는 나라’라는 슬로건 아래 2시간에 걸쳐 열리는 이날 행사는 중소·벤처 기업인 200여 명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문 대통령과 정부·청와대 관계자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주역인 중소·벤처 기업인들을 향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달라고 당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청와대, 정부, 여당에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달 중순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회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대화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며, 소상공인·자영업자 초청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