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행정관·육참총장 만남… 김병준 “코미디” 강력비판

야당들 “직권 남용 심각”
靑 “인사 협의할 수 있어”

야당이 군 인사자료를 분실해 논란이 됐던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모 전 행정관이 사고 당일 외부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만난 사실과 관련해 “청와대 직원의 권한 남용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비대위 회의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인사 파일을 들고 육군참모총장을 카페에서 만난 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청와대 행정관의 위세가 그렇게 강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당시가 장성급 정기 인사를 앞두고 심사가 진행되던 시기였음에도 김 참모총장과 함께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된 육군 대령 심모 전 행정관이 동석한 데 대해 “인사대상자인 사람을 같이 만났다”며 “도대체 이 정부 청와대는 어떤 청와대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6급 행정요원(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관리감독 부처의 장관을 독대하더니만 이제는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커피숍으로 불러 인사 대상자를 대동하고 회의한 것으로 나왔다”며 “청와대 직원의 권한 남용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장성에 대한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군 인사를 앞두고 담당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에게 군 인사의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인사수석실의 행정관은 대통령의 인사 철학과 지침에 대해 추천권자인 참모총장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며 “어떤 사람을 승진시키고 탈락시키고 (하는 논의를 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군 인사에 대한 큰 방향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협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왜 행정관(급)이 참모총장을 만났느냐고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되도록 인사수석이나 관련 비서관이 만나는 게 예의에 합당하지만, 행정관이라고 못 만나라는 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손고운·유민환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