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민주 ‘평행선’… 셧다운 역대 3번째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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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상사태 선포” 거론에
민주 “애초에 가망없는 짓” 일축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과의 대치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16일째로 진입하면서 역대 3번째로 긴 셧다운을 기록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의 극단적 조치까지 거론했지만 민주당은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언은 “가망 없는 짓”이라며 일축했다.

6일 AP통신,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금 국가 비상상황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이날 오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의 담판을 앞두고 나왔다. 양측은 전일에도 2시간 30분간 담판을 벌이는 등 협상을 지속했으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장벽 건설 예산 56억 달러(약 6조2546억 원)에서 한 푼도 내줄 수 없다고 버텼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협상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히고 메릴랜드주의 대통령별장 캠프데이비드로 이동해 참모진과 셧다운 대책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에는 “셧다운이 수개월,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극약처방 경고에도 전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딕 더빈(일리노이) 민주당 상원의원은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고 하원 군사위원장에 내정된 같은 당 애덤 스미스(워싱턴) 의원은 “도대체 비상사태가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도 “그건(국가비상사태 선포) 애초에 가망 없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여당에서도 회의적 분위기다. 공화당의 리처드 셀비(앨라배마) 상원의원도 “장벽 건설은 올바른 방법, 즉 의회 입법(예산안 처리)을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은 역대 최장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정부가 가장 오랫동안 셧다운으로 문을 닫은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 12월 16일부터 다음 해 1월 5일까지 21일간이며, 1978년 지미 카터 행정부 당시에도 17일간 셧다운이 지속됐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