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해킹’ 주의보… 가정·소형사무실 보안취약

警, 올 치안 최대 위협 꼽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해킹 위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찰은 올해 사물인터넷 관련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사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대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50페이지 분량의 ‘치안전망 2019’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사물인터넷 해킹 범죄다. 치안전망은 시대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경찰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치안정책연구소가 2012년부터 매년 제작하는 보고서로 일선 경찰서에 배포된다. 경찰청은 치안전망을 바탕으로 분야별 정책을 가다듬는다.

2019년 치안전망에서 치안정책연구소는 “2019년 4차 산업혁명의 진행과 함께 사물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IoT 기기에 대한 보안위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보안이 취약한 가정이나 소형 사무실의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된 IoT 기기에 대한 해킹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8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2247건이던 해킹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878건, 2017년 2430건, 2018년 2178건으로 매년 2000건 내외를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통계에 잡히지는 않지만, 해킹범죄에서 사물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홈 CCTV 등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제품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이 크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21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는 배모(여·30) 씨는 최근 육아휴직을 끝내고 직장에 복귀했다. 오전 9시부터 10시간 동안 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기게 된 배 씨는 “도우미가 아이를 잘 보살피고 있는지 불안해 홈 CCTV를 설치하려고 보니 해킹이 가장 우려되더라”고 말했다. 고민 끝에 CCTV를 설치했지만, 퇴근 후엔 스티커로 CCTV 화면을 가려놓는 등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시장이 2020년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사생활 침해와 범죄피해를 일으키는 보안위협 또한 높아질 것”이라며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기기를 사용할 땐 정기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