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카’… 안전은 기본, 건강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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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정보 인식 요추건강 체크
최적의 시트 각도 맞춰주기도

터널 들어가면 공조 자동전환
초미세먼지까지 필터로 정화

운전자 기분따라 무드등 변화
온도·조명 등 상황따라 선택

현대인은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오랫동안 운전을 하다 보면 허리나 어깨가 아플 수 있고, 차 안 공기가 나빠지면 호흡기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각종 안전 관련 기능을 넘어 탑승자의 건강까지 챙기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자꾸 뭔가를 잊어버리고 깜박하는 중년을 위한 음성 메모 시스템을 갖춘 차도 있다. 운전자의 기분을 북돋워 주는 다양한 실내조명은 기본이다.

◇척추 건강, 자동차가 지켜드립니다 = 제네시스 G70과 G90, 2019년형 G80 일부 트림은 ‘스마트 자세 제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운전자가 키와 앉은키,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차가 현재 운전 자세를 분석해 최적의 운전석 위치를 골라 설정해준다. 시트 위치만이 아니라 운전대 높이, 아웃사이드 미러, 심지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위치까지 추천 위치로 자동 설정해주는 기능이다. 특히 현재 운전 자세의 요추(허리뼈) 하중과 변형률 등 건강 정보도 확인해볼 수 있어, ‘척추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동승자의 허리 건강까지 생각한다. 그랜저 ‘동승석 릴랙션(릴랙스+포지션) 컴포트 시트’ 기능은 운전석 또는 동승석에 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동승석 등받이와 쿠션 각도를 조절,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는 ‘무중력 중립자세’가 되게 해 준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체압을 약 25% 줄이고, 지지면적을 약 18% 늘려줘 엉덩이와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해준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미세먼지 걱정 마세요 =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K9은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바깥 공기와 실내 공기 온도, 운전자가 설정한 실내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운전대와 시트의 열선·통풍 기능을 자동차가 알아서 통합 제어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K9에는 ‘터널 연동 자동 제어’ 시스템도 탑재됐다. 내비게이션과 연동, 자동차가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열린 창문이 있으면 자동으로 닫아주고, 공조 시스템도 내기 순환 모드(바깥 공기 유입 차단)로 전환해 준다. 제네시스 G90에는 이에 더해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마이크로 에어 필터를 통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모드’까지 적용됐다.

BMW 7시리즈에도 실내 공기 정화 기능이 있다. ‘BMW 초미세먼지 필터’는 기존 마이크로 활성 탄소 필터보다 필터링 성능이 개선돼 외부 유해 먼지는 물론 박테리아, 알레르겐, 미세먼지까지 걸러낸다.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Ambient Air Package)는 자동차 내부 공기를 이온화하고, 선택한 향으로 실내를 향기롭게 만드는 기능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면 자동차 실내를 넘어 도로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공헌할 수 있다. 현대차는 넥쏘를 ‘도로 위를 달리는 공기청정기’라고 부른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만들어진 전기에너지가 인버터를 거쳐 모터를 구동시키기 때문에, 물만 약간 배출할 뿐 환경오염 물질을 전혀 내뿜지 않는다. 특히 3단계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춘 넥쏘는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1만 대가 도로 위를 달리면 디젤차 2만 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고,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억력 떨어져도 걱정 없어요 = 현대차 싼타페에는 ‘서버형 음성인식 시스템 및 음성메모’란 기능이 있다. 음성인식을 통해 간단한 상호, 주변 주유소 등 검색결과를 내비게이션 화면에 바로 안내해 준다. 무엇보다 운전 중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녹음할 수 있다. 조금 지나면 분명히 기억하지 못할 테고, 그렇다고 운전 중에 메모지에 글씨를 쓰느라 한눈을 팔 수도 없는 상황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녹음 버튼 선택 후 중요한 사항을 녹음한 뒤 정지 버튼을 누르면 완료되며, 저장된 녹음파일을 나중에 다시 들을 수 있다.

◇정서적 만족까지 책임집니다 = K9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세계적 권위의 팬톤 색채연구소와 협업, 7가지 전문가 추천 컬러 등 64가지 종류의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실내 무드등(Mood 燈)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S-클래스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Energizing Comfort Control)은 공기 정화(에어 밸런스 패키지), 시트 및 실내 온도 조절, 조명 등을 탑승자 기분과 취향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절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내는 기능이다. 상쾌함(Freshness), 따뜻함(Warmth), 활력(Vitality), 기쁨(Joy), 안락함(Comfort), 트레이닝(Training) 등 총 6가지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각 프로그램은 10분 동안 작동하는데, 컬러 그래픽과 함께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음악도 재생된다. 예를 들어 탑승자가 활력 프로그램을 골랐을 때는 빠른 비트의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에너자이징 컴포트 컨트롤에는 다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64색 조명 ‘앰비언스 라이팅’(Ambience lighting)도 포함된다. 중앙 디스플레이, 센터 콘솔, 도어 포켓, 컨트롤 패널 상단 등에 모두 조명이 들어온다.

BMW 7시리즈는 실외 조명까지 신경을 썼다. 카펫을 밟고 걸어와 차에 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자동차 문 주변에 조명을 비춰주는 ‘라이트 카펫’ 기능이 앰비언트 라이트 옵션에 포함돼 있다. 7시리즈 롱 휠베이스(Long Wheelbase) 모델은 ‘스카이 라운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도 선택할 수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측면부에 장착된 LED 모듈에서 나오는 불빛이 유리에 각인된 그래픽을 비춰,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