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시아령 녹둔도에 ‘이순신 유적지’ 조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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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여진족 막던 조선땅
1860년 이후 러시아 실효지배
통일부, 남북러 공동조사 추진

정부가 이순신 장군의 여진족 방어 공적이 남아있는 러시아령 ‘녹둔도’와 함경북도 나진 일대에서 남·북·러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이 지역을 ‘이순신 장군 육군 유적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가 남북역사학자협의회에 위탁해 지난해 5∼11월 진행한 ‘나진-녹둔도 이순신 유적 남·북·러 공동 조사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문헌상으로만 알려졌던 이순신 장군의 북방 활동 관련 기록과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류, 놋쇠, 건물지, 토성 등이 녹둔도와 나진 일대에 남아있다. 녹둔도는 조선시대 내내 우리 영토였지만 1860년 청나라와 러시아가 베이징(北京)조약을 체결하면서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를 인정한 바 없어, 향후 영토 분쟁의 불씨도 남아 있다.

통일부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문헌 조사와 러시아 연구팀을 통한 현지 조사, 북측 관계자와의 협의 등을 실시함으로써 향후 남·북·러 공동조사의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평가결과서에서 “향후 나진-녹둔도의 이순신 유적지 남·북·러 공동조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절차 진행 문제에 대한 예비검토가 이루어졌고 관련 자료들은 차후 공동조사 진행 시 대비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는 사업 비용을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기금과 이순신 유적에 관심이 있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예산에서 충당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16일 북측 관계자들(민족화해협의회)과 협의한 결과, 북한 역시 이순신 장군을 ‘나라와 민족을 구한 영웅’으로 여기고 있고 이순신 장군 유적 공동조사에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