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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08일(火)
한·일 관계 최악, 누구 피해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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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강제징용 피해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한국 측의 압류 신청이 제기되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7일 구체적인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이어 일본 보수 신문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식처럼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좋겠다는 각료 발언 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 한·일 관계는 일촉즉발 상황이다.

지금 상황에서 한·일 간 감정싸움은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최근 일본 분위기로는 자국 기업이 징용공에게 배상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문제는, 한·일 모두 자국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대항 조치를 하면 할수록 경제적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만약, 일본이 대항 조치를 하면 한국도 맞받아칠 가능성이 커 파국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경제적인 피해가 현실화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서로 피해를 보더라도 수수방관할 수 있어 한·일 국교단절이라는 위기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 과거에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내달으면 여론이 바뀌어 정부가 수습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 상황은 극단으로 가고 있어 냉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국제법에 의한 해결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는 국제법의 해결이 만능의 보도(寶刀)인 듯이 주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잖다. 위안부 문제에서 한국 정부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에 따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국제사법 중재를 일본에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2012년에는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다고 한국을 위협한 적이 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국제사법재판에까지 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런데도 일본이 국제법에 의한 해결을 최후 전략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국제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편이면서 상대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양국의 이러한 모습은 ‘한·일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예 없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정부의 태도를 보더라도 한·일 관계 갈등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상대국에 공을 미루기만 하고 있다. 게다가 수습할 능력과 의지도 없으면서 최악으로 치닫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양국 국민도 상대국에 대한 불신이 강해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의 태도는 상대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는 자만감에 빠져 있든지, 상대방의 어려움을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생각하든지 둘 중 하나로만 비친다. 이것은 국익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결과다.

결국, 진흙탕 싸움에서 한·일 가운데 누구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로에게 피해만 보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 일본도 피해를 보겠지만 한국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재일동포들이 고통을 당하고 한국의 기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특사를 파견해서라도 한·일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한·일 갈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하기보다는 지금 결단을 내려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점은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일 대립에서 일본도 만신창이를 각오해야 한다. 징용공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2(한국 정부, 기업)+1(일본 기업)’의 방안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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