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빵 터진 드라마 “고맙다, 名品 아역”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SKY캐슬’에서 앙숙으로 대립하는 김혜윤과 김보라, 그리고 둘의 관심을 동시에 받는 우주 역을 맡은 찬희. 신수연과 오아린은 각각 ‘왕이 된 남자’와 ‘황후의 품격’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입시문제 꼬집는 ‘SKY 캐슬’
고등학생役 모두 성인 연기자
부모와 대립연기로 인기 견인

‘황후의 품격’ 공주役 오아린
작가가 미리 점찍어놓고 집필

‘왕이된…’ ‘남자친구’ 신수연
종횡무진 활약 존재감 드러내

다채널 시대를 맞아 드라마 시청률은 하향 평준화됐다. 시청률 40∼50%를 구가하던 ‘국민 드라마’가 속출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5% 문턱도 버겁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10%를 크게 웃도는 시청률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걷는 작품도 있다. SBS ‘황후의 품격’, JTBC ‘SKY캐슬’, tvN ‘남자친구’ 등이다. 이 성공한 드라마들은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다름 아닌 ‘명품 아역’. 지명도는 높지 않아도 웬만한 스타 못지않은 연기력과 존재감을 뽐내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아역이 공고히 쌓아 올린 ‘SKY캐슬’

대한민국 상위 1%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성지와도 같은 ‘SKY캐슬’. 저명한 대학병원 의사와 법조인들이 모여 사는 그곳에는 부와 명예의 대물림을 위해 ‘입시’라는 전쟁터에 던져진 아이들이 있다. 자녀들을 앞세워 대리전을 치르는 부모들의 자존심 싸움에 첨병 역할로 내몰리는 극 중 신아고등학교 재학생들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SKY캐슬’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의 지도를 받는 예서 역의 김혜윤과 그와 전교 1, 2위를 다투는 혜나 역의 김보라는 ‘SKY캐슬’에서 극명하게 대립하는 두 축이다. 김혜윤은 과거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도 배우 이다희의 아역으로 등장해 악역을 소화,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은 적이 있다. 예서뿐만 아니라 배우 염정아가 연기하는 한서진과도 대립각을 세우는 혜나를 연기하는 김보라는 2004년 만 9세 때 데뷔 후 다양한 작품을 거친 15년 차 베테랑이다. 두 배우 모두 교복이 썩 잘 어울리지만 실제 나이는 각각 23세, 24세다.

혜나와 예서의 관심을 동시에 받는 우주를 연기하는 배우 찬희는 아이돌 그룹 SF9의 멤버로 더 유명하다. 이미 tvN 예능 ‘둥지탈출3’에서 남다른 끼를 발휘했던 그는 ‘SKY캐슬’을 통해 배우로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는 입시 지옥 속에서도 고등학생 특유의 순수함과 소신을 지키면서도 혜나를 향한 일편단심을 드러내 여성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SKY캐슬에 거주하는 로스쿨 교수 차민혁(김병철 분)의 아들인 기준을 연기하는 배우는 조병규다. 차분한 성격을 가진 쌍둥이 형제 서준과는 달리 반항기 가득한 모습으로 아버지에게 대거리하며 우주와는 상반된 매력을 뽐낸다. 찬희와 조병규의 나이는 각각 19세와 23세. ‘SKY캐슬’에서 교복을 입고 나오는 배우들의 평균 나이는 20대 초·중반이지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10대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오아린과 신수연, 주중 드라마 호령

‘황후의 품격’에서 황제의 딸인 아리 공주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오아린은 나이로만 따졌을 때는 ‘아역’으로 불릴 만한 유일한 배우다. 올해 9세가 됐다. 4세 때 CF로 데뷔한 후 지난해에도 드라마 ‘화유기’ ‘라이프 온 마스’ 등에서 똑 부러진 연기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아린은 2년 전 ‘황후의 품격’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전작인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처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천진난만하지만 은근히 속 깊은 아이인 진홍시 역을 맡았던 그는 “유치원에 가는 것보다 촬영장에 가는 게 더 즐겁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후의 품격’에서는 공주답게 위엄 있는 모습과 부모에게 애교를 부리는 또래 여자아이 같은 면모를 오가며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SBS 드라마본부 관계자는 “김 작가가 ‘황후의 품격’을 집필하며 아리 공주 역으로 오아린을 미리 점찍었을 정도로 연기력이 뛰어나다”며 “아역 배우지만 연기력과 영향력만 따지자면 주인공 못지않다”고 평했다.

15세 배우 신수연은 tvN 드라마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황후의 품격’과 동 시간대 경쟁하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에서는 주인공의 직장 상사 김선주(김혜은 역)의 딸로 등장해 이혼소송으로 힘겨워하는 엄마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tvN 월화극 ‘왕이 된 남자’에서는 주인공 하선(여진구 분)의 하나뿐인 여동생 달래 역으로 출연 중이다. 지난해 9월 종방된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유진 초이에게 중요한 문서를 전달하는 인물로도 등장한 바 있다.

tvN 관계자는 “아역 배우들은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도 드라마의 재미를 북돋는 감초 역할을 한다”며 “적잖은 배우들이 아역으로 시작해 스타로 발돋움했듯 향후 드라마 시장을 짊어지고 갈 이들”이라고 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