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가속… 3분 넘게 운전대 손 놓아도 ‘똑바로’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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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시승기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G90(지-나인티·사진)는 EQ900의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왜 완전변경 모델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외형부터 ‘신차급 변화’가 이뤄졌다. 특히 디자인보다 더 가치 있게 느껴진 것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최신 기술력이 총동원된 각종 안전 사양의 완성도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제네시스 강남에서 강원 춘천시까지 왕복 총 168㎞ 구간에서 약 3시간 동안 G90 3.8 가솔린 프레스티지를 몰아봤다. G90는 운전기사를 둔 ‘사장님’을 위한 고급 세단이다. 일단 뒷좌석 느낌은 고급스러웠다. 버튼 하나만 눌러 동승석을 접을 수 있다. 총 14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 전동 시트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고, 그 위치를 저장해둘 수도 있다. 뒷좌석에도 열선 및 통풍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

주행 성능도 충분했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시트가 자동으로 조여지면서 운전대가 무거워졌다. 고급 세단답게 완만하지만 힘들어하지 않고 시속 180㎞ 이상까지 부드럽게 가속이 이뤄졌다. 차선을 바꾸려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에 후측방 화면이 나오기 때문에 사각지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고속 주행 중에도 소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G90에는 엔진 소음과 반대 위상의 음원을 내보내 소음을 제거하는 기술도 적용돼 있다. 평균연비는 ℓ당 9.7㎞가 나왔다.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은 완벽했다. 왼쪽 차선을 밟으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왼쪽 차선 표시가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음향과 진동으로 경고하고, 자동으로 차를 차선 가운데로 이동시켰다. 내비게이션 기반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은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진입하자 자동으로 주행속도를 80㎞에서 100㎞로 높였다. HDA 작동 상태에서는 3분 이상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어도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자율주행을 했다.

후진할 때 노면에 LED 조명을 투사해 보행자나 주변 차량에 경고해주는 ‘후진 가이드 램프’, 승객이 문을 열려고 할 때 뒤에서 다른 차가 접근하면 경고음을 내보내는 ‘안전 하차 보조’ 시스템도 탑재됐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에 있는 나무 그림 버튼을 누르면 마이크로 에어 필터를 통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모드’가 작동한다. 이중주차를 해야 할 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P(주차) 버튼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중립주차가 된다.

춘천=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