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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5일(火)
지는 ‘꽃’은 생명의 이슬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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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선, 산화, 종이 위에 박·석채, 가변크기, 2018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화폭으로 소환하고, 이를 수놓듯 탐미적으로 재현해 심금을 울리며 성찰에 몰입하게 하는 그림들이 정글 같은 화단에서 아직 건재함이 반갑다. 화가 정유선은 꽃을 주로 그린다. 작품 ‘산화(散花)’에서 보듯, 꽃들이 화려했던 시절의 기억조차 다 지우고 탈리(脫離)로 사라져 가는 모습을 마치 이슬방울에 맺힌, 혹은 눈동자에 담아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우주를 연상케 하는 가변적 구성도 의미 있지만, 작가에게 선의 맛을 내며 그린 산화의 모습은 마주하기 싫은 죽음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또 다른 생명의 오버랩을 암시하기에 선묘가 느슨해질 수 없으며, 허무적 감상이 비집고 들어올 수가 없다. 피었다 지기에 ‘꽃’이며, 태어났다 죽기에 ‘생명’이라는 이치를 담담히 받아들이니 말이다. 이런 생명론적 미의식은 ‘낙화’의 시인 이형기를 조회해서 더듬을 때 더 호소력을 갖는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중략)…헤어지자 /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 나의 사랑, 나의 결별 /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 내 영혼의 슬픈 눈.’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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