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부총재 “회원국 집단 의사 따라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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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3주년 맞아 中언론 인터뷰
“달러 아닌 지역통화 통해 업무”

중국 주도로 2016년 1월 설립된 국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 3주년을 맞았다. 한국·중국·인도·독일·영국 등 53개국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 AIIB는 현재 회원국 수가 93개로 크게 늘었고 지금까지 35개 인프라 프로젝트에 75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이날로 설립 3주년을 맞는 AIIB의 요아힘 폰 암스베르크(사진) 부총재 인터뷰를 통해 AIIB의 현황, 전망 등에 대해 보도했다. 세계은행(WB) 개발금융담당 부총재를 지낸 그는 AIIB 설립과 함께 중장기 정책·전략 분야담당 부총재를 맡았다. 암스베르크 부총재는 우선 중국의 입김이 센 조직이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 “AIIB는 회원국의 집단 의사결정에 의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IB는 21세기에 맞는 다자 개발금융조직으로 특정 국가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프로젝트의 질과 기술적 기준에 의해 사업을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결정 시 회원국 간 투표보다는 가능한 한 회원국 동의를 이끌어 내 결정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AIIB가 신뢰할 수 있는 다자 조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주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IB는 중국이 26%로 최다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도 분담금 37억 달러(4조2000억 원)를 내 5번째로 많은 3.5%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AIIB 설립 당시 한국이 확보했던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자리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과정에서 돌연 사임하면서 현재 프랑스가 차지하고 있다.

암스베르크 부총재는 AIIB의 향후 중점 추진 정책에 대해 “에너지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IB는 달러가 아닌 지역통화를 통해 금융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밝혀 미 달러화를 견제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