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게 들러리 서는… 나는 ‘뒷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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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뮤지컬어워즈 ‘공로상’ 받은
이종덕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

“광대가 남에게 보이기 위해 들러리를 서는 사람이라면, ‘뒷광대’는 보이지 않게 들러리를 서는 사람을 말하죠. 제가 바로 뒷광대입니다.”

이종덕(84·사진)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이 1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이종덕 원장은 우리나라 문화행정의 초석을 다진 문화행정가 1세대다. 1963년부터 20년 동안 문화공보부 공연예술 행정가로 활동한 후 88예술단, 재단법인 서울예술단,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충무아트센터를 거치면서 국내 주요 문화공간의 문화예술기관장을 섭렵했다.

공직에 있을 때는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주도했고, 이후로는 문화공간 경영자로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특히 이 원장과 뮤지컬과의 인연은 남다르다.

“1966년 예그린악단의 재창단과 뮤지컬의 전신인 가무악 ‘살짜기 옵서예’ 공연을 준비할 당시 무대 뒤에서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했던 것을 시작으로 한국 뮤지컬 지원에 앞장섰던 것을 높이 사 이 같은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 최초 창작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로 맺어진 이 원장과 뮤지컬의 인연은 1989년, 88예술단을 거쳐 재단법인 서울예술단 단장과 이사장 재직 당시 제작한 ‘한강은 흐른다’ ‘백두산 신곡’ ‘꿈꾸는 철마’ 등 한국 창작뮤지컬의 계보를 잇는 작품들로 이어졌다. 또 이 원장은 충무아트센터를 뮤지컬의 메카로 자리 잡도록 한 주역이기도 하다. 2011년 사장으로 부임한 후, 한국뮤지컬협회와 함께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조직하고 예그린뮤지컬어워드를 출범시켰다.

“주변에 항상 ‘내 인생은 무대 뒤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죠. 그런 고백 한편에는 지원했던 예술가들이 모두 스타가 돼 떠난 후 나만 무대 뒤에 남겨졌다는, 외로움 같은 것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상을 받고 보니 내 인생도 이제 무대 앞에 나선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