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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World & Idea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6일(水)
제2 영·일 동맹과 한국의 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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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日은 對中견제, 英은 脫歐入亞
美는 左日右英, 韓은 衛北斥日
한·미·일 삼각 동맹은 해체 위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0일 런던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호위함 몬트로스(F236)를 일본 근해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국이 강습상륙함 앨비언(L14)을 도쿄(東京) 근해에 파견해 대북 감시 활동을 도운 적이 있는데, 이때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는 바람에 중국이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이러한 영·일 양국의 군사적 밀착과 관련, ‘제2의 영·일(英日) 동맹’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02년 동맹이 러시아를 공공의 적으로 삼은 것이었던 반면, 이번 동맹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물론 영국의 최근 위상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던 1902년에 비해 크게 위축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 다음으로 많은 해외 군사기지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다. 올해 철수 예정인 독일 기지를 포함해 현재 모두 16개 해외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오만에 새로운 군사 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나 브루나이에 새 군사기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이 밝힌 상태다. 싱가포르나 브루나이 한 곳을 ‘영구합동작전기지(PJOB)’ 수준으로 끌어올려서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영국은 키프로스의 아크로티리 데켈리아, 지브롤터, 포클랜드, 영국령 인도양 지역의 디에고 가르시아에 등 4곳에서 PJOB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은 독일 주도의 유럽연합(EU)에서 벗어나 미·일과 손잡고 유럽 국가가 아닌 ‘글로벌 해양 국가’로 나간다는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일본이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국가를 추구했던 탈아입구(脫亞入歐)에 빗대, 영국이 ‘탈구입아(脫歐入亞)’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노선은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이 2015년 11월에 발표한 ‘국가안전보장전략’에 잘 나타나 있다. 캐머런 내각을 계승한 메이 총리는 2017년 8월 일본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협력에 관한 영·일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중심 내용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당시 메이 총리는 일본 해상자위대를 방문해 사실상 경항공모함인 이즈모에 승선했는데,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이 메이 총리에게 “이즈모는 과거 러일전쟁 때 일본제국 해군의 기함으로 러시아 함대를 격파했던 이즈모와 이름이 같은 군함”이라면서 “러일전쟁 당시 영국이 제조해 준 이즈모 덕분에 일본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란 이름하에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즈모와 같은 기존 보유 함정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 F-35B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가시키면서, 미·일 동맹 강화에 적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은 ‘리버럴 헤게모니’ 유지에 지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미국을 붙잡기 위해서 영국을 끌어들이는 것이 절실한 것이다. 또, 영국은 호주·뉴질랜드·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과 함께 ‘영국 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을 맺고, 이 협정에 따라 싱가포르에 군사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뿐만이 아니다. 원교근공(遠交近攻) 원칙에 따라 ‘대유럽 전략적 제휴 외교’를 펼치고 있다. 프랑스도 지난 11일 일본과 외교·국방장관 2 + 2회담을 열고 해상초계기와 호위함을 일본에 파견하기로 발표했다.

미국이 다소 피로감을 보이고 있긴 하나, 세계 패권을 내려놓고 그냥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본과 영국을 양 날개로 ‘좌일우영(左日右英) 동맹’을 통해 그동안 쌓인 과부하를 줄이는 방식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현상 변경 시도를 저지하려 할 것이다. 나아가 중국·러시아·이란이 지역 패권국으로 성장하는 것 자체를 막으려 들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별동대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2 영·일 동맹은 미국의 뒷받침이 없으면 그 한계가 명백하다. 21세기 영·일 동맹은 미국의 세계 전략구도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일본은 미·영을 등에 업고 중국에 맞서면서 아시아의 소(小) 맹주 역할을 하려 할 것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선에서 미국이 북핵을 용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일본이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한·일 공조를 제안했으나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고 한다. 일본은 이러한 한국 정부의 태도를 ‘위북척일(衛北斥日)’ 노선으로 받아들이고, 한국과의 협력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한·미·일 삼각동맹은 무너지고 있다. 그런데 북·중·러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위기의식이 들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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