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581곳, 3월부터 에듀파인 의무화

- 교육부, 도입계획 발표

내달부터 권역별로 운영지원
내년 3월엔 모든 유치원 확대
거부하는 유치원은 행정제재
한유총 강력 반대로 진통 예상

오는 3월 1일부터 원아 수가 200명 이상인 581개 대형 사립유치원부터 의무적으로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Edu Fine)’이 도입된다. 비리 사태를 야기한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끌어 올리려는 첫 시행조치다. 내년 3월에는 나머지 3509개까지 의무화가 확대돼 전국 4090개 전 사립유치원에 전면 도입된다. 반면 대형 사립유치원의 14%가량이 소속된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은 법인 성격의 사립학교와 다르고 회계시스템도 달라야 한다’고 반대해 진통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16일 오전 당정협의를 열고 지난해 10월 발표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에 포함된 사립유치원의 투명한 회계 운영 중점 추진과제인 에듀파인 적용 일정과 세부 방안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상 의무화로 구속력을 갖게 된 만큼 도입하지 않으면 이미 밝힌 대로 정보공시지침을 강화해 상세 예산결산서 미공시에 대한 행정제재 처분 등을 내릴 방침이다. 에듀파인은 예산편성, 수입 및 지출관리, 결산 등을 전자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1년간의 예산규모와 지출현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지금은 국·공립유치원, 초·중·고교에서 쓰이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관계자 등 34명 안팎이 참여하는 현장자문단을 꾸려 시스템 개선 단계, 사용자 편의를 반영한 ‘알기 쉬운 사립유치원 사용자 매뉴얼’을 작성해 보급한다. 이어 사립유치원의 예산편성과 수입·지출관리, 결산에 이르는 회계업무절차 추진 시기를 고려해 2월에는 예산편성 기능, 3월에는 유치원의 회계연도(매년 3월 1일 시작, 다음연도 2월 말 종료)를 살펴 회계업무의 핵심인 수입관리 및 지출기능을 각각 개통하기로 했다. 결산 기능은 4월에 개통한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인식 부족과 첫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90명 안팎의 대표강사를 지정해 사립유치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2월부터 권역별로 사립유치원을 찾아 에듀파인 운영을 지원한다. 또 ‘에듀파인 컨설팅단’도 구성해 회계업무 컨설팅과 본예산편성 업무를 도울 계획이다.

에듀파인 운영·관리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한시적인 비상대응지원체제를 가동한다. 우선 사용 문의를 지원하기 위해 전문 상담사 10명을 배치, ‘0079콜 센터’를 2월 중순부터 운영한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유총이 에듀파인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부령(部令) 개정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의무화하고 다양한 참여유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설 국장은 “의무화로 구속력이 발생하는 만큼 수용치 않으면 법상 정해진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유치원의 학교로서의 책임을 강화하고 신뢰 회복 차원에서 에듀파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