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수소차-연료전지’ 新시장 선점… 반도체 이을 먹거리 키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 왜 ‘수소’인가

수소차 핵심부품 99% 국산화
연료전지는 세계최고 기술력
공급 기반 유화인프라도 탄탄

2050년 수소산업 2800조원
기존 자동차 10%만 전환해도
반도체 절반 규모 시장 창출

“기술·인프라 韓경제에 최적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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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공개를 통해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이 분야를 우리나라가 가장 속도감 있게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수소차’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의 경우 우리나라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제품 양산에 성공했고, 세계 최장 주행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부품 99%(부품 수 기준)가 국산화돼 있는 등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다. 연료전지 역시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기업과의 제휴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석유화학·플랜트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은 수소 공급에 매우 효과적이다.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울산·여수·대산)를 중심으로 수소 파이프라인, 고순도 수소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연간 약 164만t의 수소를 활용하고 있다. 충분한 수소 수요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경우 설비증설, 공정전환 등을 통해 대규모 부생 수소(화학공정 부산물로 발생한 수소) 공급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추정되는 부생 수소의 생산 여력은 약 5만t으로 이는 수소차 약 25만 대에 넣을 수 있는 분량이다. 발달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을 활용해 전국 단위 수소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점, 전국 LNG 공급망에 추출기를 설치해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도 안정적·경제적으로 수소 생산 및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수소경제 활성화에 큰 장점으로 꼽힌다.

수소 분야에서 각국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 정부는 향후 3∼4년을 ‘골든 타임’으로 보고 수소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맥킨지 컨설팅은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하면서 2050년 수소산업이 연 2조5000억 달러(약 2800조 원)의 부가가치와 누적 30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는 승용차는 물론 트럭과 버스, 열차, 선박, 드론, 건설기계 등 모든 운송 분야에서 가솔린과 디젤을 대체할 수 있다. 2017년 세계 자동차 시장규모인 2조 달러 중 10%만 수소차로 전환해도 반도체 시장(4190억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소규모로 설치할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2013년 215㎿(메가와트)에서 2017년 670㎿로 연평균 22% 성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과거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기술을 빠르게 추격한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다. 하지만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정부는 수소 분야에서 한국이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우리나라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 분야에서의 세계적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기반, 부생수소 생산 능력과 활용 경험, 전국에 완비된 천연가스 공급력 등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로드맵의 목표나 개발 양산계획이 전혀 무리한 계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