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논란 靑감찰반, 설前 활동 재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슨 대화? 자유한국당 김병준(앞줄 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왼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조국“구성·업무수행 원칙 등
더 명확히 해 기강 확립할것”
업무·사생활 구분 모호해서
감찰반원 따라 범위 달라져

청와대는 17일 특별감찰반 비위 사태로 활동이 중단됐던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공직감찰반(전 특별감찰반)이 설 명절 전 고위공직자 기강 점검 등 활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과잉 감찰 논란이 일었던 감찰반의 디지털 포렌식 조사에 대해 업무 매뉴얼을 제정하고 대통령 비서실 훈령으로 감찰반 운영 규정을 처음 만드는 등 내부 규정을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찰반의 업무 범위가 여전히 모호한 데다 강압적 감찰 방지 대책으로 ‘신고 핫라인’을 제시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배포한 ‘감찰반 쇄신·활동 재개 및 공직기강 확립 추진’ 보도자료에서 “민정수석실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감찰반의 구성, 업무수행 원칙과 범위·절차 등을 더욱 명확히 해 공직사회의 엄정한 기강을 확립해 나갈 것”이라며 “설 명절 전에는 고위공직자 공직기강 점검 등 감찰반의 정상적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감찰반은 어떠한 강제적 수단도 사용한 바 없고, 민간인 사찰 등 불법행위는 전혀 없었다”며 기존 비위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청와대는 새로 제정된 디지털 포렌식 업무 매뉴얼에서 △인권보호 △과잉금지 △사전 동의 등 3대 원칙을 정하고 관련 자료의 수집과 반환 등 일련의 세부 절차를 규정했다. 당사자의 동의하에 디지털 장비를 제출받고 혐의와 관련 없는 자료를 별건 감찰하지 않으며, 휴일을 제외하고 3일 이내에 반환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감찰 혐의가 벌어진 정황에 대한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포렌식의 범위가 감찰반원에 따라 달라질 우려를 낳고 있다.

조 수석은 “공직사회의 과도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뇌물수수, 국가기밀 누설, 채용·인사비리, 예산횡령, 특혜성 공사 발주, 성추문 등 중대한 범죄와 비리에 중점을 두고 정밀 감사를 할 것”이라고 감찰반의 역할을 재조정했다. 하지만 이 또한 수사기관에서 파견된 감찰반원에게는 감찰 범위는 물론 수사와 조사의 구분이 불명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와대는 권한남용을 방지하는 대책으로 감찰반원 교육과 신고제 운영을 꼽았다. 조 수석은 특히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 직원들의 고압적 행태에 대한 신고 핫라인(02-770-7551)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지만, 공무원이 실제 청와대로 이를 신고하기는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