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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8일(金)
‘脫 EU 확산’이냐 ‘제2의 질서’냐… 5억 유럽인의 선택 시험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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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5월23~26일 유럽의회 선거

이민자문제·브렉시트 혼돈속
기존 제도권 정당들 민심잃어
메르켈같은 ‘유럽리더’도 부재

佛국민연합 등 극우정당 득세
獨 AfD선 ‘덱시트’ 주장까지
극우파 의석 20% 육박할수도

2차대전후 확립된 질서 흔들
결과따라 무역·난민정책 요동
‘새 정치지형 탄생할까’ 주목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불법 이민자 문제 확산, 우파바람, 경기 악화 등으로 유럽의 미래에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이사회와 함께 입법안을 수정·거부할 수 있는 공동 결정권을 갖고 있는 유럽의회의 선거에도 촉각이 기울여진다. 유럽의회 선거일은 오는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이다. 아직 4개월 넘게 남아 있지만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럽 각국의 우파 정당들은 벌써부터 유럽의회를 장악해 목소리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유럽의회의 색깔에 따라 브렉시트 합의안은 물론 유럽 경제정책과 난민정책 등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 및 일부 내무·사법 분야는 여전히 이사회의 권한이지만 유럽의회는 협의 및 권고 권한이 있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16일 영국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을 계기로 유럽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유럽의회 선거 전망 등을 집중 점검해 본다.

◇제도권 정당 약화, 흔들리는 유럽=전후 유럽을 이끌었던 기존 정당들의 위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리더십 부재와 변화된 정치 환경에 대한 적응 실패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개럿 마틴 와튼대 교수는 “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같은 확실한 구심점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며 “차기 유럽 리더로 꼽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직 메르켈 총리만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유럽을 뒤흔든 불법 이민자 문제 등의 현안에 기존 정치권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민심이 떠났다는 지적이다. 브렉시트 역시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유럽 각국 국민의 EU에 대한 회의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EU 및 EU 결성을 주도한 기성 정당들에 대한 반감은 낮아진 유럽의회의 투표율로도 나타나고 있다. 1979년 유럽의회 1차 선거에서 62%에 달했던 유럽의회 투표율은 2014년에는 42.6%로 2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오는 5월 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극우 세력의 영향력 확대=18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5월 유럽의회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최근 유럽 전역에서 세를 불리고 있는 극우 세력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얻을지다. 현재 28개국이 참여하는 유럽의회 의석은 모두 751석. 중도우파인 유럽국민당(EPP)이 217석으로 1당이며 2당은 중도좌파인 사회민주진보동맹(S&D)으로 186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유럽 보수와 개혁’(ECR), 유럽자유민주동맹(ALDE)이 각각 75석과 68석을 갖고 있다. 극우 정당인 자유와 직접민주주의 유럽(EFDD)은 42석, 유럽민족및자유(ENF)는 37석으로 꼴찌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독일 바크라세포크노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ENF의 지지율은 9.2%, EFDD는 8.1%에 달한다. 선거예측사이트 유러피언일렉션스태츠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ENF는 56석, EFDD는 35석을 얻을 전망이다. 다른 극우 정파까지 더하면 극우 세력은 이번 유럽의회 총선에서 무려 12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ENF가 56석을 차지하면 현재 EU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EPP와 S&D, ALDE를 견제하는 제1야당이 될 수 있는 규모다. 127석까지 연대가 이뤄질 경우 유럽의회 전체 의석 705석의 20%에 육박해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우파 바람 원인은 브렉시트와 난민=유럽의 우파 바람은 2016년 브렉시트를 막지 못하고 난민 문제 등에서 EPP와 S&D 등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부담을 대중에게 가중시키면서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감이 커진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의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로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국에서는 극우 정당의 지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의 지난해 12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연합(RN)의 지지율은 24%까지 치솟아 18%에 그친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LREM)을 크게 앞질렀다. 한편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오는 3월 29일 EU를 떠날 예정이었던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일인 5월 26일까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새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2월 브렉시트 시점에 맞춰 기존에 영국이 갖고 있던 의석(73석)을 없애고 다른 국가에 분배하는 의석 수정안을 획정한 상태다. 따라서 영국이 선거일 전까지 EU의 테두리에 있으면 획정된 선거구를 다시 변경하거나 영국민들의 투표 없이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유럽정치 지형 변화 예고=유럽의회 선거는 규모 자체로는 인도에 이어 두 번째다. 유럽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정치의 미래와 유권자들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나침반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됐던 유럽 정치지형의 급변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덱시트(독일의 EU 탈퇴)까지 들고나온 상태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지난 9일 폴란드를 방문해 극우성향 여당인 ‘법과 정의당’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통해 포퓰리스트 정부를 주도하는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연정 구성 뒤 극우 색채 정당들의 범유럽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유럽의회에서 극우 정당이 돌풍을 일으킬 경우 유럽이 기존에 추구했던 세계화와 자유무역, 환경보호, 난민 정책 등에서도 일정 정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5월 선거 결과에 유러피언들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

◇유럽의회 = 전신은 1952년 출범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다. 이후 1958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총회 및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 총회와 통합됐다가 1962년 3월 유럽의회로 개칭됐다.

통상적인 국가의 의회처럼 법안을 심의·의결하고, 주요 정책을 협의하며 주요 협정 체결 시 동의권을 갖는다. 의회 의원은 28개국 EU 시민들이 5년에 한 번씩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현재는 모두 751명이지만 브렉시트로 영국의 73개 의석이 없어진다. 이 중 27석은 기존 국가에 분배돼 전체 의석수는 705석으로 조정된다. 유럽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한 개 또는 연립 정치그룹의 대표 의원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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