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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8일(金)
골프를 하면서 추억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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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이 와요 꿈은 꿀수록 커지고 복은 부르면 부를수록 빨리 온다. 복이 빨리 오는 기해년이 되기를 염원한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얼마 전 한 금융회사에서 ‘골프와 인문학’ 관련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여성분이 다가와 “상단문예반 출신이냐”고 물었다. 심장이 멎는 듯했다. 이미 기억은 고교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그는 “S여고 문예반이었다”며 “상단문예반은 대단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려줬다.

그 당시 문예반 활동은 전쟁 같았다. 매일 시 한 편을 쓰고 또 매일 시 한 편을 외워야 했다. 학교 공부보다는 문예반 활동이 우선이었다. 동기 중 2명은 도서실에서 소설책을 훔치다가 걸려 퇴학당했다. 가을이면 ‘문학의 밤’을 하고 겨울에는 교지를 만들었다. 방과 후엔 문예반에서 오후 10시까지 남아 문학을 공부했다. 문학이 좋으면서도 늘 불안했다. 고교 3년간 문예반은 스스로에게 늘 화두였다. 문예반 선배 L은 도서실에서 책 몇 권을 훔쳤다고 퇴학시킨 내용을 영화로 제작하려고 했었다. 그런 문예반 생활이 다 좋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추억해 보니 가슴이 따듯하다.

기억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기억은 과거 경험의 심상, 관념, 지식, 신념, 감정 등을 보존한다고 했다. 상상력은 창작의 모태가 되지만 추억은 상상력에 덧칠을 해 더 완벽한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날 강의는 1970∼1980년대를 살아온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지나친 성공 목표에 반한 인간성의 상실이 주제였다. 골프장에서조차 성적만을 좇는 잘못된 골프 라운드를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다. 꽃 하나, 풀잎 하나 주시하지 않고, 이름이 무엇인지 관심도 없이 오로지 핀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과연 행복이냐고 반문했다. 골프를 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내자고 했다. 요즘 말로 포장된 ‘스토리텔링’보다는 그래도 추억이 더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따듯하지 않으냐고 했다.

공부가, 성공이 최우선일 수 없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공부와 성공이 행복의 척도일 수는 없다. 비싼 골프클럽과 싱글스코어가 골프의 최우선일 수는 없다. 함께 걷고, 함께 말하면서 자연 속에서 잠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것이 진정한 골프이자 행복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고,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는 늘 음악만 생각하면 행복했다. 결국 1982년도 뮤지컬 캣츠에 수록된 ‘메모리(Memory)’를 발표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다. “바람은 흐느끼듯 불어오고 / 달빛 아래서 홀로 선 나는 / 추억을 되새겨 보네 / 인생이란 아름다운 것 / 나는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았어요”라는 메모리 가사처럼 어렵고 힘들고 부딪칠 일이 많았던 그 시절을 추억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구름 뒤에는 항상 빛이 존재한다. 힘들고 어려운 추억일수록 더 따듯하듯이, 골프장에서도 더 많은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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