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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론마당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8일(金)
아파트공화국 정책 버리고 한국만의 건축철학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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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보면 ‘나라’가 보이고 ‘시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핵심정책 역시 도시 구석마다 물량공급 건축으로 채워서 이 나라를 아파트공화국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우리 일상은 이미 이런 공룡 같은 정책에 침범됐고 우리의 빛나는 삶과 ‘나’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길을 잃고 방황한 지 오래다. 안전과 쾌적함, 여유롭게 이웃들과 소통을 어디서 구할 것인지, 우리는 콘크리트 덩어리 숲과 미세먼지, 위험한 사회, 환경에 노출된 채 오늘도 하루하루 소외돼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도시 만들기’와 작금의 건축철학에 대한 패러다임을 우리의 백년대계를 위해 근본적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건축을 부동산이라는 물적 반문화적 시각으로 유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삶의 질, 복지라는 차원에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녹지와 스포츠, 예술, 위락을 즐길 수 있는 시설, 공간들을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게 선진형 진입국가의 마땅한 소임 아니겠는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건축 대상을 작게는 문화 매개체로 인식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고, 거국적으로 보면 국가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우리의 안목과 비전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급한 현안 두 가지를 제시한다. 대한민국은 서구 건축의 모방, 베끼기 같은 식민지 현상에서 깨어나 고유한 한국의 패션과 풍경의 진수를 선보일 ‘독창적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 70년 동안 ‘영혼 없는 건축’으로 로봇 자동 시스템처럼 정권과 자본권력의 시녀가 되어 먹고 살 궁리만 여미어 온 개발 건축, 비리 건축, 권위주의 건축, 서구식 짝퉁 건축, 불공정 비민주적 나쁜 건축을 이젠 근절해야 하고 새로운 ‘한류형 주체시대’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인 모두가 나서서 ‘정체성 바로 세우기 의식운동’을 펼쳐야 한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신에 반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부터 즉각 폐쇄해야 한다. 이 기구야말로 ‘한반도 대운하’를 캐치프레이즈로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토건국가 이명박 정부 때 처음 기획된 대통령 자문기구였다. 저의부터가 적폐였으니 용도 폐기가 타당한 수순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겨우 명맥만 유지돼 온 것을 문재인 정부 들어 ‘국건위’ 위상과 기능이 눈에 띄게 강화된 것은 반시대적이다.

서울시 1기 총괄건축가 출범 시에도 지상(문화일보 2015년 12월 30일 자 37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왜 이런 시행착오들이 서울시와 문재인 정부에서 연이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필자의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서구 건축의 문화적·역사적 수준에 비해 한국에서 건축을 이해하는 국가적·대중적 현장감이 아직은 여러모로 초보 단계이고, 1945년 일제 해방 이후 건축가들도 건축생태계 현실에 쉽게 적응해온 나머지 적어도 자기만의 독창적인 건축적 메타포를 개발하려는 의지와 사회적인 집단지성으로서 책임 있는 민주주의 인프라를 능동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해 왔다. 이런 우리의 환경에서 권력을 쥔 건축가의 아집과 독선은 공공성 가치를 저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런 교훈은 과거 인류 역사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이배화·전 한국건축미래설계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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