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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18일(金)
꽃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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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뜻하는 북한어다. 탈북자들을 통해 ‘꽃제비’의 비참한 실상이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북한 당국은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꽃제비’라는 단어를 사전에 올리지도 않을 정도로 금기시한다.

‘꽃제비’라는 말이 언제,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8·15광복 이후에 생겨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널리 쓰인 후 사라졌다가 1985년 이후 다시 등장한 단어로 보기도 하고, 식량난이 본격화된 1990년대 초반부터 주민들 간에 유행한 신조어로 보기도 한다. 1992년 6월 20일 자 ‘매일경제’ 기사에서는 ‘꽃제비’를 ‘깡잽이, 뚜룩꾼, 야생, 호제꾼’ 등과 함께 당시에 유행한 은어로 분류하고 있다.

‘꽃제비’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꽃이 피는 봄에 제비가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을 빗댄 것이라는 설, ‘꽃’은 ‘거지’를 뜻하는 중국어 화쯔(花子)에서 온 것이고, ‘제비’는 ‘낚아채다’는 의미의 ‘잡이, 잽이’에서 온 것이라는 설, ‘유랑, 유목, 떠돌이’를 뜻하는 러시아어 ‘꼬체비예’ 또는 ‘유목자, 방랑자’를 뜻하는 러시아어 ‘꼬체브니크’에서 온 것이라는 설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어 유입설이 널리 퍼져 있다. 만약 ‘꽃제비’가 러시아에서 온 것이라면 어형상 가까운 ‘꼬체비예’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꽃제비’ 외에 ‘청제비’와 ‘노제비’도 있다.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으며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까지도 역전, 장마당을 전전하며 연명하게 되면서 꽃제비 신세 청년인 ‘청제비’와 꽃제비 신세 노인인 ‘노제비’가 생겨난 것이다. 이 가운데 나이 어린 ‘꽃제비’와 나이 많은 ‘노제비’의 삶이 특히 열악하다고 한다. 고난의 행군이 끝나고, 젊은 지도자가 등장한 지금 ‘꽃제비, 청제비, 노제비’의 수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궁금하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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